"캐즘이고 뭐고 가장 급한 건 사람"…육성·발굴 정신없는 배터리3사
삼성SDI, 석박사 이어 학부과정 계약학과 신설…LG엔솔·SK온, 美 날아가 모집
"필요 인력 15% 부족…수요-공급 맞으려면 10년은 걸려"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추후 수요 침체의 골짜기를 지나면 시장이 급격한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반면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006400)는 최근 성균관대와 공대 학사 4년제 과정의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인 배터리공학과 신설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입학생들에게는 배터리 소재부터 셀, 모듈, 팩까지 맞춤 교육이 제공되며 일정 요건을 충족한 졸업생에게는 삼성SDI 채용 기회가 주어진다. 성균관대는 2026년부터 10년간 매년 30명 규모의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국내 3사 중 석·박사 과정이 아닌 학부에 배터리 관련 계약학과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삼성SDI의 경우 그동안 협약을 통해 포스텍(POSTECH), 서울대, 카이스트(KAIST), 성균관대, 유니스트(UNIST) 등과 석·박사 배터리 인재 양성 과정을 주로 운영해 왔다. 이제 대학 입학 초기부터 배터리 전문 인력을 효율적으로 육성하려는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가 인재 양성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인력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업계는 매년 3000명 정도 인력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1980년대부터, 디스플레이는 1990년대부터 본격화됐다면 이차전지 산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다. 다른 첨단 산업의 경우 필요 인력의 4~5% 정도가 부족하다면 배터리 업계는 14~15% 정도가 모자란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며 "넘치는 인력 수요와 부족한 공급이 맞아떨어지려면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 2020년 고려대와 손잡고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석·박사 과정 계약학과인 '배터리-스마트팩토리 학과'를 신설한 바 있다. 뒤이어 연세대, 한양대와도 비슷한 과정을 개설하며 인재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SK온도 카이스트, 성균관대, 한양대, 유니스트 등과 석박사 과정의 배터리 관련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인력 모집에도 힘을 쏟고 있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배터리를 비롯한 에너지 분야 글로벌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석희 SK온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은 인재 발굴에 더해 네트워킹 구축에도 전념한 것으로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김동명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지난 5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글로벌 우수 인재 채용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매사추세츠공대(MIT), 프린스턴, 코넬 등 미국 최고 대학에서 선발된 석·박사 인재 4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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