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솔루션은 우리뿐" 파운드리 생태계 넓히는 삼성의 자신감(종합)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메모리·패키지 등 '종합 반도체회사' 경쟁력 강조
국내 업체들과 협력 강화…日 유니콘 'PFN' 2나노 AI가속기 수주 성과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Samsung Foundry Forum 2024)'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최시영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가 종합 반도체 회사(IDM)로서 파운드리 고객사에 메모리, 어드밴스드 패키징까지 통합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강조했다.

여러 파트너사와 구축해 온 파운드리 생태계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향후 생태계를 더 확대하고 통합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고객사 수주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메모리·패키지 시너지로 AI 통합 솔루션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및 세이프(SAFE) 포럼 2024'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 각 솔루션을 개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여러 회사가 가능하지만, 이를 완전히 통합해서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글로벌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7년까지 후면전력공급기술(BSPDN)을 적용한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양산 준비를 끝내고, 메모리·패키징 등 시너지를 활용해 턴키(일괄수주)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기술적 비전을 발표했다.

AI 반도체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첨단 메모리와 패키징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반도체 생산, 첨단 패키징, 테스트까지 모든 제조 공정을 갖춘 만큼 사업부 간 시너지를 앞세워 빅테크 수주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최 사장은 "삼성은 파운드리, 메모리, 어디밴스드 패키지 등 제조 역량을 단일 조직에서 통합해서 운영할 수 있으며,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대한 효율적이며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며 "삼성 파운드리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로 AI 시대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과 '세이프(SAFE) 포럼 2024' 행사를 찾은 기업 관계자들이 행사장 앞에 마련된 전시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포럼을 통해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성과와 향후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2024.7.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DSP·IP 등 35개 파트너…日 2나노 AI 가속기 수주 성과

삼성은 파운드리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협력사들과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날 국내 파운드리 포럼에서는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성과와 향후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디자인솔루션(DSP), 설계자산(IP), 설계자동화툴(EDA), 테스트∙패키징 (OSAT) 분야 등 100개사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특히 EDA 파트너 수는 23개로 TSMC를 앞섰다. 공정별 핵심 IP 등 총 5300개 IP를 확보했고 시높시스, 케이던스 등 글로벌 IP 파트너와도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국내 DSP들과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DSP 업체들은 팹리스가 설계한 반도체를 파운드리가 제조할 수 있도록 회로 분석, 설계오류 수정, 설계 최적화 등의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DSP 업체인 가온칩스와 협력으로 이룬 턴키 서비스 수주 성과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 프리퍼드 네트웍스(PFN)의 2나노(SF2) 기반 AI 가속기 반도체를 2.5차원(I-Cube S) 첨단 패키지를 통해 양산할 계획이다. PFN은 딥러닝 분야에 특화해 칩부터 슈퍼컴퓨터, 생성형 AI 기반 모델까지 AI 밸류체인을 수직적으로 통합해 첨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을 개발한다.

이번 턴키 솔루션에 제공하는 2.5D 어드밴스드 패키지 기술은 이종 집적화 패키지의 한 종류로, 복수의 칩을 1개의 패키지 안에 배치해 전송 속도는 높이고 패키지 면적은 줄일 수 있다. 양사는 이번 과제를 기반으로 향후 차세대 데이터센터와 생성형 AI 컴퓨팅 시장을 겨냥한 획기적인 AI 칩렛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과 '세이프(SAFE) 포럼 2024' 행사에 앞서 유관 기업 관계자가 반도체 칩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포럼을 통해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성과와 향후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2024.7.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고객 기술지원 확대…국내 팹리스 협력 성과 이어져

삼성전자는 2022년 세계 최초로 3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구조 기반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했고, 3나노 2세대 공정도 순항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한국의 우수한 팹리스 업체들이 HPC·AI 분야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DSP들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국내 고객들이 최신 공정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시제품 생산을 위한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MPW 서비스를 활용하는 고객은 단일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설계를 배치해 테스트하는 등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더 완성도 높은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MPW 서비스 횟수는 4나노 공정부터 고성능 전력반도체를 생산하는 BCD 130나노 공정까지 총 32회로 지난해 대비 약 10% 증가했다. 내년에는 35회까지 확대한다.

국내 팹리스와 DSP의 수요가 많은 4나노의 경우, 내년 MPW 서비스를 올해보다 1회 더 추가할 계획이다.

국내 팹리스인 텔레칩스, 어보브, 리벨리온 3사는 이날 삼성 파운드리와의 성공적인 협력 성과와 비전, 팹리스 업계 트렌드 등을 공유했다.

차량용 반도체 기업 텔레칩스의 이장규 대표는 "350나노부터 5나노 공정까지 삼성 파운드리와 함께 만들어온 칩이 43개"라며 "삼성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장에서 텔레칩스의 성장을 지원해 준 오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리벨리온의 오진욱 CTO는 "삼성 파운드리 5나노에 이어 4나노 공정으로 차세대 AI 가속기 '리벨'을 개발 중"이라며 "대한민국 시스템 반도체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