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많이 떠도 남는 게 없네"…항공사들, 2분기는 쉬어간다

여행 수요는 피크아웃 없이 견조…상당수 항공사는 전년 대비 실적 악화
환율 상승 등으로 운영비 늘어난 영향…하반기 중장거리 노선서 활로 모색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이 늘어난 수요에도 운영비용 증가로 지난해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다만 성수기인 하반기부터 중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활로를 모색한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 티웨이항공(091810), 진에어(272450)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별도기준 각각 212억 원, 70억 원, 179억 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 64.3% 감소, 0.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는 항공업의 전통적인 적자 구간으로 꼽히지만 지난해 저비용항공사(LCC)는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열기가 끓어오르며 비수기와 성수기의 경계가 사라진 덕이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 기준 올해 1~5월 국제선 여객수는 3558만 3051명으로 전년 동기 2395만 316명 대비 48.6% 늘었다. 코로나19 직전 호황기인 2019년 3783만 4783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제선 운항편수도 20만 8445편으로 지난해 14만 5862편과 비교해 42.9% 증가했다.

여객과 항공편수는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실적은 오히려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임차료, 유류비 등 비용이 모두 올라 비행기를 띄우는 만큼 비용이 들었다"며 "특히 유류비는 원화가 아닌 국제유가에 환율이 이중적용돼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영업이익도 지난해와 비교해 하락세다. 대한항공은 전년 대비 5.4% 하락한 4426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연결기준 17% 하락한 125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여름 방학이 있는 항공사의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LCC들은 하반기부터 중장거리 노선에 차례로 취항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인도네시아 발리와 바탐 노선에 취항하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도 연내 취항을 준비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의 선결조건으로 분배받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스페인 바르셀로나·이탈리아 로마·프랑스 파리에 차례로 취항한다. 에어부산은 부산~발리, 이스타항공은 인천~알마티(카자흐스탄)에 비행기를 띄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해외여행 수요가 변함없이 좋고 공급경쟁 역시 제한적이라는 점"이라며 "그 결과 국제선 운임은 전년 대비 하락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