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항공엔진 사업 키운다…"2032년 매출 2.9조 달성"
'항공앨리' 코네티컷 공장서 '퓨처 엔진 데이'…HAU, 작년 사상 최대 매출
독자 항공엔진 개발 추진…"정부·대학 등과 협력 반드시 필요"
- 이동희 기자
(체셔(코네티컷)=뉴스1) 이동희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2032년 글로벌 항공엔진 부품 사업 매출액을 2조9000억 원으로 늘린다. 항공엔진 사업을 강화하고 기술력을 확보해 독자 항공엔진 개발도 추진한다. 미국과 영국 등 전 세계 6개국만 보유한 독자 항공엔진 기술을 확보해 경제와 안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체셔사업장에서 '퓨처 엔진 데이'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HAU) 설립 5주년을 기념해 항공엔진 사업 현황과 '코네티컷 항공 앨리' 성공 사례를 분석하기 위해 마련했다. 네이트 미나미 HAU사업장장, 리즈 리네한 코네티컷 하원의원, 폴 라보이 코네티컷 주정부 제조업 책임자, 제시카 테일러 코네티컷 항공부품협회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한화에어로는 2019년 코네티컷에 있는 항공엔진 부품사 '이닥'(EDAC)을 인수하고 HAU를 출범했다. 현재 코네티컷 △뉴잉턴 △체셔 △이스트 윈저 △글래스턴베리 등 4개 지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한화에어로가 코네티컷에 집중적으로 사업장을 운영하는 이유는 이 지역이 글로벌 항공엔진 산업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주와 매사추세츠주 사이에 있는 코네티컷은 미국 최대 항공엔진 산업 클러스터다. 글로벌 빅3 항공엔진 제조사 프랫&휘트니(P&W)를 중심으로 수백개의 항공엔진 제조업체가 밀집해 있어 '항공 앨리'(Aerospace Alley)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다. 2022년 기준 항공엔진 산업 제조 일자리는 약 1만5500개, 연간 국내총생산(GDP)은 66억 달러(약 9조 1200억 원)에 달한다.
HAU는 코네티컷 항공엔진 산업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매출액은 2019년 설립 당시 2100억 원에서 지난해 2521억 원으로 약 20% 성장했다.
미나미 HAU 사업장장은 "HAU에서 만든 부품은 운항 중인 민항기에 대부분 들어간다"며 "디스크. 블레이드. 회전축 등 항공엔진 회전체부터 엔진 케이스 등 고정체 그리고 엔진 제작 공구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는 2015년 P&W와 국제공동개발(RSP) 계약까지 체결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RSP는 글로벌 빅3 항공엔진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항공엔진 시장 규모는 지난해 943억 달러(약 130조 원)에서 2032년 1872억 달러(약 258조 원)로 커져 연평균 성장률 7.9%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는 HAU를 거점으로 글로벌 항공엔진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코네티컷과 베트남 하노이, 대한민국 창원 등 사업장별 특화 전략을 내세워 2032년 매출액 2조 9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한화에어로는 국내 창원사업장을 대한민국 독자 항공엔진 개발 요람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45년 생산 경험을 지닌 창원사업장은 민간뿐 아니라 군용 항공엔진도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독자 항공엔진 기술력을 지닌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 6개국에 불과하다.
국내 항공엔진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70% 수준이다. 방위사업청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국산 전투기에 적용할 1만5000lbf(파운드힘)급 터보팬 엔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한화에어로 역시 기술력과 인재를 확보해 차세대 항공엔진 개발에 역량을 보태겠다는 구상이다.
항공업계는 독자 엔진 개발이 안보는 물론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첨단 항공엔진 개발을 위해서는 약 5조~6조 원의 비용이 투입되나 개발 완료 후 연간 수십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했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전투기와 민항기, 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항공엔진은 미래 먹거리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며 "45년간 1만대 이상 엔진 생산 역량과 글로벌 부품 기술력으로 대한민국 독자 엔진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독자 항공엔진 개발을 위해서는 업체뿐 아니라 정부와 대학 등 모두 힘을 합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코네티컷 주정부는 항공산업 항공산업 등 제조업을 위해 9개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100명 이하 소규모 기업에도 최대 25만 달러(약 3억 5000만 원)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코네티컷 주립대 등과 산학 협력을 통한 인재 양성도 중요하다.
P&W에서 약 45년간 근무하고 현재 코네티컷 주립대 교수로 재직 중인 비토 모레노는 "정부는 기업에 자금 등을 직접 지원할 뿐 아니라 대학이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보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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