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내일 경영전략회의 시작…'선택과 집중' 1박2일 토론

최재원·최창원 등 수뇌부 및 핵심 경영진 총집결…최태원은 화상 참석
AI·반도체·배터리·바이오 투자 재원 방안 논의…사업 재편·운영 개선 초점

최태원 SK그룹 회장. 2024.6.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SK(034730)그룹이 오는 28~29일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포함한 '조직 리밸런싱' 로드맵을 논의한다. 219개에 달하는 계열사 중 효율이 낮거나 중복되는 사업은 과감히 줄이고,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는 '운영 개선'(OI)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SK그룹은 28일부터 1박2일 간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성장사업 투자 및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 전략' 등을 논의한다고 SK수펙스추구협의회가 27일 밝혔다. 그룹 최고 경영진이 총집합하는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세미나와 함께 '그룹 3대 회의'로 불린다.

올해 경영전략회의에는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CEO 등 30여명이 참석한다. 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경영진은 이번 회의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를 필두로 한 미래 성장사업 분야의 투자 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과 방법을 논의한다. 특히 계열사별로 연초부터 진행 중인 'OI 강화 및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통한 재원 확충 방안이 주요 안건으로 오를 전망이다.

OI란 기존 사업의 효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제반 경영활동·전략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성큼 다가온 AI 시대를 맞아 향후 2~3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생태계와 관련된 그룹 보유 사업 분야에만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0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진 배터리 계열사 'SK온'의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이번 회의에서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SK수펙스추구협은 "CEO들은 또 배터리·바이오 등 다가올 미래의 성장 유망 사업들도 운영 개선 등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한 방안들을 의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SK의 고유 경영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 실천·강화를 위한 집중 토론도 예정됐다. SKMS는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지난 1979년 처음 정립했으며 지난 45년간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개정을 거듭하며 고도화되고 있는 SK 경영의 근간이다.

SKMS는 1990년대 외환위기,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1980년 유공, 1994년 한국이동통신, 2012년 하이닉스 등 대형 인수·합병(M&A)도 SKMS 토의를 통해 해법을 찾은 만큼, 현 그룹의 위기 타파 방안을 찾을 난상토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내실 경영을 통한 투자 여력 확대와 질적 성장을 위한 전략과 방법론을 도출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