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포스코, 임원부터 나섰다…조직혁신 시동[장인화 취임 100일㊤]

'돈 잔치' 비판 스톡 그랜트 폐지…연봉 최대 20% 반납 "위기경영 동참"
'100일 현장 경영'으로 직원 소통 강화 "일하는 방식의 변화 추진"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21일 세종에 위치한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연구소와 천연흑연음극재 공장을 점검하고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포스코홀딩스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 형성에 앞장서고 있다. 임원 스톡 그랜트(Stock Grant·주식보상제도) 폐지를 결정하는 등 솔선수범 자세를 강조했다. 취임 직후 '100일 현장 경영'을 선언하고 소통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강조한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형성해 경영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장인화표 혁신으로 해석된다.

◇ 임원 특권 줄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 형성

27일 업계에 따르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오는 28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취임과 동시에 시작한 '100일 현장 경영'도 마무리한다.

장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임원에게 특권을 내려놓고 위기에 대응하자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스톡 그랜트를 폐지했다. 스톡 그랜트는 신주 발행 없이 회사 주식을 직접 무상으로 주는 제도다. 스톡옵션과 달리 곧바로 팔아 현금화할 수 있다. 포스코는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2021년에 도입하고 재직 중엔 보유하도록 규정했다.

장 회장이 스톡 그랜트 폐지를 결정한 이유는 부작용 때문이다. 전임 회장 시절 힌남노 침수 피해에 따른 비상 경영 상황에서 100억 원 규모의 스톡 그랜트를 받자 논란을 키웠다. 다른 직원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결단을 내린 셈이다.

임원들은 직접 솔선수범에 나섰다. 기본 연봉의 10~20%를 반납했고 격주 주4일 대신 '주 5일 근무' 체제로 전환을 결정했다.

임원의 특권 축소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와 맞닿아 있다. 장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사에서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에선 새로운 아이디어에 도전하기 어렵다"며 "직원들이 자율과 책임하에 성과 창출에 몰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언급했다.

장인화 제10대 포스코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가진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3.2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소통 행보로 직원들과 눈높이 맞춰

장 회장은 직접 현장 소통 행보로 직원들과 눈높이를 맞춰가고 있다. 취임식이 끝난 다음날 냉천 범람 침수로 큰 피해를 입었던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을 찾았다. 이어 포스코퓨처엠,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스코기술연구원 등 그룹 사업장을 찾아 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복장 반바지 허용은 대표적인 직원 소통의 결과물이다. 지난 3월 장 회장은 광양제철소 방문 당시 한 직원의 요청을 즉각 수용했다. 이후 포스코그룹은 반바지, 후드티, 아웃도어티, 샌들을 출근복으로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보수적인 철강업계에선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다.

포스코그룹의 혁신은 경영 상황에서 비롯됐다. 올해 1분기 포스코홀딩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8조 520억 원, 5830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17.3% 줄었다. 본업인 철강은 중국의 저가공세와 일본의 엔저 현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미래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배터리 소재 역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부진에 빠졌다.

장 회장은 '100일 현장 경영'을 끝내고 다음 달 1일 경북 포항 포스코 본사에서 임직원들과 만나는 타운홀 미팅을 진행한다. 이후 그룹사 조직개편으로 재도약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신뢰 기반의 수평적이고 도전적인 조직문화 구현을 위해 능력 기반의 인사를 시행할 것"이라며 "각종 제도 개선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