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업 AI에 달렸다"…재계 총수들, 연이은 미국 출장길(종합)
구광모, AI 반도체 설계 업체 '텐스토렌트' CEO 만남
최태원, 내달 초까지 美 출장…이재용, 메타·퀄컴 등 만나
- 박주평 기자, 김종윤 기자,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김종윤 한재준 기자 = 삼성, SK(034730), LG(003550) 등 재계 총수들이 최근 연이어 미국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미래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AI 기술력과 인력이 집중된 미국에서 관련 동향을 파악하고 주요 빅테크·스타트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3일 LG에 따르면 구광모 LG 대표는 지난 17일부터 나흘간 미국 테네시주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미래준비 현황을 살폈다.
먼저 테네시주에서 LG전자(066570),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주요 계열사의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했고, 실리콘밸리에서는 AI를 중심으로 미래사업 준비 현황을 챙겼다.
LG는 2018년 실리콘밸리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 2020년에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노바)를 설립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 주요 계열사 7곳이 출자해 조성한 1조 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전체 투자 금액 약 5000억 원의 절반은 LG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은 ABC(AI, 바이오, 클린 테크) 분야에 투입했다.
구 대표는 인월드AI(AI 기반 가상환경 내 캐릭터 제작 플랫폼), 에코 헬스(자체 AI 기반 디지털 청진기 개발) 등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투자한 기업의 제품과 기술 등을 살폈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AI 스타트업을 찾아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폈다. AI 반도체 설계업체인 텐스토렌트 짐 켈러 CEO와 만나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산업 영향을 논의했다. AI 반도체는 가전, 전장, 통신 등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 분야로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피규어 AI 창업자이자 CEO인 브렛 애드콕과도 만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현황과 기술 트렌드를 파악했다.
LG 관계자는 "AI가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며, 사업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 구 대표의 평소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8월 북미 방문 당시에도 캐나다 토론토에서 벡터 연구소, 자나두 연구소를 찾아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핀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22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다음 달 초까지 미국에 머물며 빅테크와 파트너사를 만난다는 계획이다. 이번 출장에는 유영상 SK텔레콤(017670) 사장과 김주선 SK하이닉스(000660) AI 인프라 담당 사장 등 경영진이 동행한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말에도 미국을 방문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난 바 있다. 두 달 만에 다시 미국을 찾을 만큼 반도체와 AI에 힘을 싣고 있다. AI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의 빅테크와 전략적 동맹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주요 빅테크와 AI 메모리 관련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물론 AMD, 인텔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과의 만남도 예상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올해 4월에 이어 다시 미국을 방문해 AI·반도체 사업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며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더십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또한 지난해에 이어 1년여 만에 장기 미국 출장길에 오르며 AI·반도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31일부터 2주간 미 동·서부를 횡단하며 메타, 아마존, 퀄컴, AMD 등 글로벌 빅테크 CEO들과 연쇄 회동한 바 있다.
이 회장 또한 이들 기업과 AI 메모리 반도체 공급은 물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오는 25일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이 회장의 출장 성과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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