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 막히면 조선사가 웃는다…컨테이너선 발주 기대감
아프리카 우회로 선복량 수요 늘어…운임·조선가↑
LOI 체결 소식도…"선주들 발주 문의 이어져"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홍해 사태 장기화로 해상 운송 수요가 늘어나면서 컨테이너선 발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들은 예상외의 활황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선복량(적재능력)은 연초까지만 해도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됐으나 최근 중동 분쟁 심화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초 업계에선 컨테이너선의 올해 업황은 LNG(액화천연가스)선이나 유조선 대비 저조할 것이라 내다봤다. 앞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됐던 발주 활황이 잦아들 것으로 예상됐던 탓이다.
하지만 예멘 후티 반군이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시작된 홍해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홍해 사태로 인해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선박이 아프리카를 우회하면서 필요한 컨테이너선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적인 상황 때문에 컨테이너선 운임이 굉장히 많이 올랐다 보니 수요가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며 "단기간 내에 해결이 안 될 것 같다고 시장에서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컨테이너선 운임 가격과 신조선가는 실제로 상승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월 말 1730.98 이후 10주 연속 상승해 6월 둘째 주 기준 3379.22를 기록했다. 이는 1년 9개월 내 최고 운임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초대형 컨테이너선 신조선가는 지난 5월 기준 2억 6750만 달러로, 올해 초(1월) 2억 3700만 달러 대비 3000만 달러 정도 상승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선의 경우 2024년 유력 수주 후보 선종인 유조선 대비 선가가 더 높다. 대형 유조선(VLCC)의 경우 최근 신조선가가 1척 당 1억 3000만 달러이지만 1만 5000TEU급 컨테이너선은 1척당 1억 7000만 달러"라며 "예상치 못한 컨테이너선 발주로 신조선가 강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은 프랑스 선사인 CMA-CGM와 다수 컨테이너선에 대한 투자의향서(LOI)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홍해 사태 등으로 항로가 길어지고 운임과 중고선가가 반등하며 선대 리뉴얼이 앞당겨지는 상황"이라며 "한국 대형 조선사들도 컨테이너선에는 별로 기대가 없던 상황이었지만 이번에 꾸준한 컨테이너선 교체 발주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제 발주로 이어지는 상황까진 아니어도 선주들이 컨테이너선 발주에 대해 조선소에 문의를 많이 하는 상황"이라며 "생각보다 컨테이너선 시장이 괜찮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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