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도 K-무기 첫 도입…안보 위기 타고 '유럽 수호자' 굳힌다

한화에어로 K9 자주포 패키지 1.3조원 규모 수출…폴란드 이어 잭팟
러시아 위협에 동유럽 군비 증강…'신형 전차 도입' 슬로바키아도 기대감

한미연합 군사연습 '자유의 방패' 둘째 날인 14일 경기도 연천군 일대에서 야외기동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이날 훈련에는 K-9, K-55A1 자주포를 비롯해 포병여단 등 6개 부대가 참여했다. 2023.3.1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K-방산의 유럽 공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2년 폴란드와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루마니아에 1조 원 규모의 K9 자주포 첫 수출에 성공하면서 유럽 내 한국산 무기 영토를 넓히고 있다.

22일 방위산업 업계에 따르면 루마니아는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생산하는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 등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9억 2000만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로, 루마니아의 최근 7년간 무기 도입 사업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루마니아가 한국 무기체계를 도입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루마니아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루마니아는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현재 2% 수준에서 2.5%까지 확대하고, 오는 2032년까지 주요 무기 도입에 399억 달러(약 54조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루마니아는 K9 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출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과 현대로템(064350)의 K2 전차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루마니아는 9000만 달러(약 1180억원) 규모의 LIG넥스원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Chiron) 54기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에도 조단위 무기 수출이 이뤄지면서 유럽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동유럽 지역의 군비 증강 움직임이 본격화한 영향이 크지만, 오랜 기간 경쟁력을 키워 온 국내 방산업계의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루마니아와 폴란드는 모두 러시아-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전쟁에 따른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다. 루마니아는 이번에 K9을 도입하면서 폴란드, 튀르키예,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에 이어 6번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 중 6번째로 K9을 운용하는 국가가 됐다.

최근 폴란드 인접국 슬로바키아가 신형 전차 도입을 예고하며 K2 전차 수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슬로바키아 역시 나토 회원국으로, 한국산 무기의 준수한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 빠른 납기 등에 좋은 인상을 받은 주변국들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관의 유럽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루마니아를 방문해 K9 수출을 알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21일까지 폴란드를 방문해 후속 계약 추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 의지를 전달하고 후속 계약 체결을 독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열리고 있는 '2024 유로사토리' 전시회에서 "오는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방위산업 전시회(MSPO)를 계기로 K-2 전차 수출 2차 실행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