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개 대기업 오너일가 지분가치 155.6조…자녀세대 비중 47.6%로 늘어

CEO스코어, 5월 말 기준 분석…1년반 전 대비 13.8% 증가
영원·한솔·에코프로 등 자녀세대 지분가치 비중 많이 늘어…'지분 상속' 분석

(CEO스코어 제공)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올해 대기업집단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가치가 155조 60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2022년보다 19조 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증가율도 14%에 육박했다.

오너일가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지분가치는 모두 증가했다. 자녀 세대의 지분가치 비중이 1%포인트(p) 가까이 늘어 지분 상속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기간 자녀 세대 지분가치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28.4%p 증가한 영원(111770)그룹으로 조사됐다. 이어 한솔(004150)(25.3%P), 에코프로(086520)(16.7%P), 효성(004800)(14.8%P), DN(10.9%P), 보성(10.1%P) 순으로 자녀 세대 비중이 늘었다.

1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대기업집단 88곳 중 동일인이 있는 78곳을 대상으로 오너일가 계열사 보유 주식 및 지분가치 현황을 조사한 결과, 5월 말 기준 대기업집단 오너일가 지분가치는 155조 65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말 136조 8369억 원과 비교해 18조 8221억 원 (13.8%) 증가한 수치다.

오너일가 중 부모 세대의 지분가치는 81조 5149억 원으로 2022년 말(72조8821억원) 대비 11.8%(8조 6328억 원) 증가했다. 자녀 세대도 2022년 말 63조 9548억 원에서 74조 1441억 원으로 15.9%(10조 1893억 원) 늘었다.

부모 세대 지분가치 비중은 2022년 말 53.3%에서 현재 52.4%로 0.9%P 줄었다. 자녀 세대의 비중은 46.7%에서 0.9%P 늘어난 47.6%로 집계됐다. 그룹별 자녀 세대의 지분가치 비중 평균도 2022년 말 40.9%에서 42.9%로 2.0%p 증가했다.

대기업 오너일가 중 자녀 세대 지분가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영원으로 나타났다. 영원은 2022년 말 자녀 세대 지분가치 비중이 0.8%에 불과했으나, 현재 28.4%P 증가해 29.2%까지 확대됐다. 영원 창립자인 성기학 회장에서 차녀인 성래은 부회장으로 '2세 승계' 작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앞서 성 회장은 지난해 3월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법인 와이엠에스에이(YMSA) 주식 중 50.1%를 성 부회장에게 증여했다. YMSA는 영원 지주사인 영원무역의 지분 29.09%를 보유한 비상장사다. 이에 따라 성 부회장의 지분 비중은 2022년 말 0.7%에서 29.1%까지 확대됐다.

'3세 승계'를 준비 중인 한솔그룹도 자녀 세대 지분가치 비중이 25.3%P 증가했다. 한솔은 2022년 말 자녀 세대 지분가치 비중이 19.7%였으나, 현재 45.1%이다.

조연주 한솔케미칼(014680) 부회장은 조동혁 회장의 장녀로 지난 2020년 한솔케미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지난해 상반기 기준 1.42%에 불과했던 한솔케미칼 지분을 조 회장의 신탁계약으로 5.57%대로 늘렸다. 조 부회장의 지분가치 비중은 2022년 말 9.5%에서 현재 35.4%까지 확대된 상태다.

효성그룹은 2022년 말 77.9%였던 자녀 세대 비중이 92.7%로 14.8%P 늘어났다.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 보유 지분 상속을 진행 중인 효성은 다음 달 1일부터 기존 지주사인 효성과 신설 지주사 HS효성 등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된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기존 지주회사인 효성과 효성티앤씨(298020), 효성중공업(298040), 효성화학(298000)을 맡고, 조현상 부회장은 신설 지주인 HS효성과 효성첨단소재(298050)를 이끈다. 조 회장의 지분가치 비중은 2022년 말 34.7%에서 현재 51.0%로 16.3%P 증가했다.

반면 넥슨(225570), 엠디엠, 삼천리(004690), 현대해상화재보험(001450) 등은 자녀 세대 지분가치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은 2022년 말 68.2%였던 자녀 세대 지분가치 비중이 57.4%로 10.8%P 감소했다. 이는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두 딸인 김정민‧김정윤 씨가 넥슨 지주사 NXC 지분을 상속세로 납부한 영향이다. 두 딸은 2022년 말 지분가치 비중이 각각 34.1%였으나 현재 28.7%로 5.4%P 줄었다.

엠디엠은 자녀 세대 지분가치 비중이 2022년 말 60.3%에서 현재 52.0%로 8.3%p 감소했고, 삼천리도 2022년 말 31.2%에서 27.4%로 3.8%P 줄었다.

이 외에도 현대해상화재보험(-3.4%P) 한국앤컴퍼니그룹(-3.3%P), 씨제이(-3.0%P) 등의 자녀 세대 지분가치 비중이 소폭 감소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