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세 정년·주4.5일제·환갑축하금 100만원…현대차·기아 임단협 '난제'
현대차 노조 8차 교섭서 결렬 선언…파업 등 강경투쟁 분위기
기아, 내달 2일부터 교섭…현대차 임단협 결과에 영향받을 듯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임금인상, 성과급,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등 협상 조건을 둘러싼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다.
6년 만에 현대차 노조의 파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기아의 임단협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13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2024년 임금협상 8차 교섭에서 사측의 제시안이 조합원의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앞서 노조는 기본급 15만 98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 컨베이어 수당 20만 원 인상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별도 요구안에는 해고자 원직 복직, 정년연장(60→64세), 신규 인원 충원, 매주 금요일 4시간 근무제(주 4.5일제) 도입, 상여금 900% 등을 담았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10만 1000원 인상, 경영성과급 350%+1450만 원을 제시했다. 성과급과는 별개로 품질향상격려금 100%와 주식 20주 지급도 함께 제시했다.
노조 측 교섭위원은 "별도 요구안은 10년 넘게 요구해 온 내용"이라며 "임금 제시 또한 조합원의 기대를 충족할 수 없고, 역대급 성과에 걸맞은 제시를 요구했음에도 예년 같은 수준을 제시해 조합원들을 기만했다"고 말했다.
'교섭 결렬'을 선언한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다음 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노위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노사 이견을 좁히지 못해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하면 6년 만에 파업이 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끌어낸 바 있다.
기아 임단협 역시 쉬운 상황이 아니다. 기아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지난해 영업이익의 2.4% 특별성과급 지급, 정년연장(60→64세)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경조금 인상도 요구했다. 자녀 출산시 경조금의 경우 지난해 1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확대한 것을, 올해는 첫째 500만 원, 둘째 1000만 원, 셋째 2000만 원으로 늘릴 것과 함께, 직원 환갑시 축하금 100만 원, 부모 환갑 및 자녀 결혼 40만 원, 부모 및 자녀 사망 50만 원의 경조금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임단협 결과를 토대로 기아 임단협 역시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노조가 강경투쟁을 예고한 만큼, 기아 노조 역시 사측과 협상에서 강경한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기아 노사는 내달 2일 상견례를 진행한다. 기아 노조는 현대차 일정을 고려해 주 3회로 교섭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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