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첫 파업 나선 최대 노조…"유령조합원·여론조작 의혹" 내부 폭로
삼성 초기업노조 DX지부장, 전삼노 3대 비위 행위 주장
전삼노, 창사 이래 첫 파업 선언…"7일 연차 파업"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선언한 삼성전자(005930) 최대 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활동을 둘러싼 비위 의혹이 불거졌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그룹 5개 계열사를 아우르는 초기업노조 소속 이 모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지부장은 전날(3일) 삼성전자 사내게시판에 전삼노 비위 행위를 폭로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 지부장은 지난 2022년까지 전삼노 소속이었다.
이 지부장은 해당 글에서 △전삼노의 조합원 숫자 부풀리기를 통한 근로시간 면제자 조작 △민주노총 금속노조 간부의 전삼노 조합원 활동 △전삼노 집행부의 다중계정 사용 등 '3대 의혹'을 제기했다.
이 지부장은 전삼노가 2020년 노조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조합원 수를 부풀리고 근로면제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비노조원인 일반 직원의 사내 계정 정보를 도용해 허위로 조합원 등록을 했다고 주장했다. 전삼노 집행부가 조합원 수 조작 사실을 은폐하는 상황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2022년 단체협약에서 전삼노 조합원이 4000명 이상이라는 주장에 따라 1만 5000시간 이상의 근로시간 면제를 부여했다. 현재 전삼노에서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8명이 풀타임으로 근로시간을 면제받고 있다.
전삼노가 공식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을 떠나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결탁하고 있다는 '물증'도 제시했다. 2022년 당시 민주노총 금속노조 전략조직국장이 전삼노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었다는 증빙 자료다.
이 지부장은 또 전삼노 집행부가 복수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노조 게시판 여론을 좌우하고 선거·설문 등의 조작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삼노 의혹 폭로 배경에 대해 "이번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 노사협의회 부정선거 피해자를 응원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최근 전삼노 집행부는 삼성전자 DS 부문에서 진행 중인 노사협의회 선거에 대거 출마했는데 이 과정에서 후보 사퇴 종용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최근 전삼노의 파업 행보는 초기업노조를 비롯한 삼성 안팎에서 비판을 사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지난달 29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전삼노의) 행보와 민주노총 회의록을 보면 (파업은) 직원의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 그 목적성이 불분명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 파업은 삼성전자 창사 55년 만에 처음이다. 전삼노는 "1호 파업 지침으로 조합원들에게 오는 6월 7일 단체 연차 사용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삼노에 따르면 조합원 수는 3일 기준 2만8387명이다. 전삼노는 현재 조합원을 상대로 연차 파업 동참에 대한 설문 조사 중이다. 실제 연가 투쟁에 참여할 조합원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뉴스1은 이 지부장의 폭로 내용에 대한 전삼노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응답을 얻지 못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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