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배고픈 현대로템…폴란드에 K2 전차 180대 더 보낸다

폴란드 국방차관 "180대 공급협상 재개…연말 체결 예정"
1차 물량, 내년 납품 완료…잔여물량 820대 실행계약 필요

폴란드 그드니아 항구에 도착한 폴란드 K2 전차 모습(현대로템 제공). ⓒ News1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현대로템(064350)이 폴란드 K2 전차 수출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연내 K2 전차 180대 규모의 2차 수출 실행계약이 체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차 실행계약 물량은 내년 납품이 완료되는 만큼 2026년 이후 수출 물량까지 확보한다면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폴란드 매체 디펜스24에 따르면 파베우 베이다 폴란드 국방부 차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K2 전차 180대 공급계약 협상을 즉각 재개할 계획이고 연내 계약이 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000대 규모의 수출 기본계약을 맺었고, 우선 180대에 대해 1차 실행계약을 체결해 820대의 잔여 물량이 남았다. 올해 3월 수출입은행의 자본금을 확충하는 내용의 수은법 개정이 통과되면서 추가적인 수출금융 지원이 가능해졌다. 잔여물량이 많은 만큼 실행계약은 총 다섯 차례로 나눠 체결될 예정이다.

베이다 차관은 지난달 22~26일 마르진 쿨라섹 국유재산부 차관, 다리우스 우코프스키 안보실 부실장,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PGZ의 크시슈토프 트로피니악 회장 등과 함께 방한해 한국 육군·해군 부대를 방문하고 폴란드 수출형 천무의 시험사격을 참관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 등 폴란드와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방산업체 등을 방문했다.

베이다 차관은 "방한은 성공적이었다"며 "양국 간 방산 분야 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모든 당사자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180대의 K2PL 전차를 인수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행정협정 제2호에 관한 협상을 즉각 재개할 계획"이라며 "이번 계약은 국군지원기금 재원조달 가능성을 확인한 뒤 올해 말 체결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의 의도는 부품과 시스템 등 기술 이전을 통해 폴란드에서 K2를 최종 조립하고 폴란드 군이 운용 및 정비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로템의 1차 수출 물량은 K2GF(갭필러)로 신속한 납품을 위해 우리 육군이 사용하는 버전을 최소한의 설계 변경을 거쳐 폴란드 현지용으로 만든 모델이다. 올해 1분기까지 총 46대를 납품했고, 연말까지 추가로 38대를 인도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나머지 96대를 모두 납품한다.

이렇듯 K2 전차의 폴란드 수출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현대로템 실적은 개선 추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1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고, 올해 1분기에도 4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현대로템 주가도 최근 1년간 약 30% 상승했다.

현대로템은 최근 페루 육군에 차륜형장갑차 K808 '백호' 3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처음으로 중남미 지역에 진출했다. K2 폴란드 추가 수출을 비롯해 현재 논의 중인 루마니아 K2 수출까지 성사되면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그동안 지연되었던 폴란드 2차 이행계약 수주가 기대된다"며 "수익성 높은 방산수출이 늘어남에 따라 실적 개선을 지속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속히 계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