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안전하고 더 멀리 간다…차세대 전기 상용차 '현대 ST1'[시승기]
스타리아 닮은 앞모습…전동식 슬라이딩 도어 등 카고 이용 편리함
완충 주행거리 317㎞, 포터 일렉트릭보다 100㎞ 이상 더 달려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포터보다는 안전해 보이네요."
현대자동차의 'ST1'을 본 택배종사자 A씨의 말이다. 40대 A씨는 "포터를 몰고 일을 할 때마다 사고 불안감이 있다"며 "짧게나마 보닛이 있어 사고가 나도 덜 다칠 것 같다"고 전했다.
ST1은 현대자동차(005380)가 4월 출시한 전기 상용차다. 섀시캡(Chassis-Cab) 형태의 기본 모델에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ST1을 공개하면서 카고와 카고 냉동뿐 아니라 경찰 작전차, 응급 구조차, 캠핑카, 전기 바이크 충전차, 이동식 스마트팜, 애완동물 케어 숍 등 다양한 형태의 특장 모델을 함께 선보였다.
시승차는 카고 프리미엄 모델로 빌트인캠(45만 원) 옵션을 더해 6405만 원이다. 보조금 적용 전 가격으로 포터 일렉트릭 특장차(4805만 원)보다 1500만 원 이상 비싸다. 부담될 수 있는 가격이지만, 포터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고려하면 값어치는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디자인은 대중에게 익숙한 상용차 포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전면은 현대차의 스타리아를 닮았다. 세미 보닛 타입으로 충돌 안전을 강화했고, 유선형 루프 스포일러를 통해 상용차의 투박함을 덜었고, 공력 성능까지 높였다. 또 전·후면 범퍼와 사이드 가니시 등 긁힘이 자주 발생하는 부위에 검은색의 프로텍터를 적용했다.
실내는 전자식 변속 버튼, 12.3인치 컬러 LCD 디지털 클러스터, 10.25인치 전용 내비게이션 화면 등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센터 콘솔은 생각보다 깊어 많은 양의 물건을 수납할 수 있었다. 이 밖에 디지털 클러스터 앞 1열 상단 수납함, 선바이저 주변 작은 수납함 등 실내 곳곳에 크고 작은 적재 공간을 갖췄다.
카고 적재함의 편리함은 기대 이상이었다. 측면 전동식 슬라이딩 도어는 힘을 들이지 않고도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었다. 후면 스윙 도어는 기존 걸쇠 형태가 아닌 일반 승용차 문처럼 쉽게 여닫을 수 있다.
적재함의 실내고는 1700㎜로 허리를 크게 구부리지 않고 짐을 넣고 뺄 수 있다. 적재함 발판도 장착해 오르고 내리는 데 편하게 설계했다.
전고는 2230㎜로 포터(2420㎜)보다 낮다. 다만 아파트를 비롯한 상당수 건물의 지하주차장 진입 허용 높이보다 전고가 더 높아 지하주차장 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승차감은 포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포터는 시트가 바퀴 위에 있어 주행 시 크게 울컥거리고, 짐을 싣지 않으면 무게 중심이 앞에 있어 앞으로 쏠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ST1은 앞바퀴 뒤에 운전석이 있어 포터보다는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윈드실드와 1열 도어에 이중 접합 차음 유리를 적용해 실내도 더 조용하다. 주행 성능도 모터 최고 출력 160㎾, 모터 최대 토크는 350Nm 등으로 시내 주행에 전혀 무리가 없다.
스마트 리젠 시스템 카고 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카고 도어 열림 주행 경고, 자동으로 시동을 켜고 끄는 스마트 드라이브 레디, 스마트 워크 어웨이 등 다양한 편의 사양도 갖췄다.
ST1은 전기차인 만큼 1회 충전 주행 거리와 충전 속도 등도 중요하다.
ST1은 국내 업체인 SK온의 배터리를 쓴다. 76.1㎾h 크기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317㎞를 달릴 수 있다. 포터 일렉트릭(211㎞)보다 100㎞ 이상 긴 거리다.
DC콤보 급속 충전기를 이용해 충전 속도는 42㎾가 나왔다. 배터리 용량 45%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7분이 걸렸다. 시승 전비는 ㎾h당 5.2㎞를 기록해 공인 전비(3.6㎞)보다 높게 나왔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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