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1분기 메모리 재고 줄었다…"재고자산 증가는 충당금 탓"

삼성전자·SK하이닉스 '1분기 분기보고서' 공시
"수요 증가로 하반기 재고자산 유의미한 감소 전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 News1 강태우 기자

(서울=뉴스1) 강태우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올해 1분기 총 재고자산 규모가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말보다 증가했다. 다만 반도체 시황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실제 D램과 낸드의 재고는 감소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재고자산은 약 53조 3477억 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51조 6259억 원)보다 1조 7218억 원 증가했다.

수치상으로 재고 자산이 늘었지만 이는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 증가에 따른 것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 재고는 감소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재고자산 충당금은 가격(재고 가치)이 내려감에 따라 원래 시장가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될 때 하락분을 반영해 두는 일종의 비용이다. 작년 반도체 다운턴(하락국면)으로 재고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업체들은 미리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계상했고 이는 충당금의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업황이 상승 사이클을 타며 상황이 바뀌었다. 재고 가치가 높아지면서 쌓아놨던 재고의 가격이 비싸진 것이다. 이에 시황 회복에 따른 순실현가치 상승으로 재고평가 충당금이 환입되어 금액상으로는 재고자산 규모가 늘어났다.

이날 공시한 SK하이닉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재고자산은 13조 8446억 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13조 4807억 원)보다 3639억 원 늘어났다. 이 역시 재고평가 충당금 환입 영향이다.

앞서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김우현 SK하이닉스 담당은 "지난 분기(4분기)에 이어 이번 1분기에도 판가가 큰폭으로 상승한 낸드 제품을 중심으로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의 환입이 발생했다"며 "앞으로도 메모리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재고량도 일정 부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재평손 환입 인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시황의 상승세가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전체 재고 규모는 물론 충당금 역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충당금의 영향으로 전체 재고자산 규모가 커졌지만 실제 D램과 낸드 모두 이번 1분기에 재고가 소폭 감소했다"며 "기존에 쌓아둔 재고의 수요는 올해 하반기에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쯤엔 유의미한 재고자산의 감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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