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첫 글로벌 최저한세 1분기 8.6억…'稅폭탄' 피했다

시장 예상치보단 일단 하회…"업황·美생산량 따라 달라질 수 있어"
LG화학 "올해 연간 총액 크지 않을 것…자금조달·M&A 따라 판단"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주 46시리즈 원통형 및 리튬인산철(LFP)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생산 공장 조감도.(LG에너지솔루션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내 기업에 대한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필라2)가 올해부터 시행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051910)이 올해 1분기 필라2 예상 세부담을 약 9억 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LG화학은 14일 분기보고서를 통해 올 1분기 필라2 당기법인세 비용을 8억 6300만 원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 법인, 베트남 하이퐁시의 LG화학 플라스틱 공장 등으로 인해 필라2 법인세를 추가 부담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필라2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도해 마련한 조세 포탈 방지 협약이다. 연결 매출액 7억 5000유로(1조 1000억 원) 이상인 다국적기업이 대상으로 특정국에서 납부한 법인세 실효세율이 15%보다 낮은 경우 모기업의 소재지 국가에서 추가로 과세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은 올해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예컨대 미국에 자회사를 둔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대규모 보조금을 받은 덕분에 세금을 아껴 실효세율이 14%로 나타났다면, 나머지 1%포인트(p)만큼의 차액을 한국 정부에 필라2 법인세로 납부해야 한다.

당초 업계는 LG화학이 올해부터 연간 수백억 원대의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고 봤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연간 수천억 단위로 받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 1분기 AMPC 수혜분은 1889억 원이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와 지난달 23일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정현 법무법인 율촌 공인회계사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받은 AMPC 규모는 지난해 1조 3000억 원인데, 글로벌 최저한세로 이 중 15%에 이르는 2000억 원의 추가 세액 의무가 발생한다"며 "향후 미국 내 생산이 증가할수록 추가 세액 규모는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LG화학의 1분기 필라2 법인세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향후 분기별 업황에 따라 필라2 법인세의 연간 총액이 달라질 수 있다. 전기차 업황 둔화(Chasm·캐즘) 극복 시기와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내 배터리 생산량 증가 속도에 따라 필라2 법인세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LG화학은 일단 올해 발생할 연간 필라2 법인세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1월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부담해야하는 글로벌 최저한세 금액은 크지 않다"며 "최저한세뿐만 아니라 자금조달 상황, 전략적 인수합병(M&A)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