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 나는 TV, 헉 소리 나는 냉장고…초고가 가전, 왜 만들까
삼성전자 114형 마이크로 LED TV 1.8억원…슈퍼카 맞먹는 가격
냉장고·와인캐빈도 수천만원…프리미엄 이미지 구축 후 확장 취지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TV·가전 시장에 초(超)프리미엄 경쟁이 불붙고 있다. 1억 원이 넘는 초고가 TV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주방가전도 잇달아 등장했다. '상위 1%'를 위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뒤 이를 토대로 볼륨존까지 라인업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일반 TV·가전 제품 중 가장 비싼 114형 마이크로 LED를 공개했다. 출고가는 무려 1억8000만 원에 이른다.
'슈퍼카'로 불리는 포르쉐 911 카레라, 전기차인 벤츠 EQS 450 4MATIC, 대형 SUV인 BMW X7 등 가격과 맞먹는 금액이다. 종전 최고가는 같은 라인업인 101형 마이크로 LED로 1억 5000만 원이었다.
비싼 만큼 몸집도 초대형이다. 높이는 성인 여성 평균 키(161㎝)보다 크고 대각선 길이는 킹사이즈 침대를 넘어선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TV를 내놓기 위해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했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하는 TV 제품이다.
다음 달부터 공식 판매 예정인 114형 마이크로 LED는 현재 삼성스토어 현대 판교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이달 중 삼성스토어 롯데 잠실점, 다음 달 중 삼성스토어 신세계 강남점과 더현대서울에도 추가 전시해 고객에 선보인다.
LG전자(066570)의 초프리미엄 TV도 연내 출격이 예정돼 있다. 앞서 지난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미리 선보인 세계 최초 무선 투명 올레드(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전원을 껐을 때 제품 너머를 볼 수 있는 투명 스크린 TV다. 검은 TV 화면과 비교해 개방감이 우수하고 인테리어와의 조화도 뛰어나다. 크기는 77형이다.
출고가는 세계 최초 무선 TV '시그니처 올레드 M'이나 '시그니처 올레드 8K'보다 더 비쌀 것으로 보인다. 시그니처 올레드 M이 4390만 원, 시그니처 올레드 8K가 4700만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5000만 원 이상으로 점쳐진다.
TV뿐만이 아니다. 해외 시장에서는 현지 소비자를 공략하는 초프리미엄 주방가전 대전도 벌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위크·유로쿠치나 2024'에서 유명 가구 디자이너인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가 디자인한 '언더카운터 모듈형 냉장고'를 공개했다. 이는 유럽 빌트인 시장 공략을 위해 내세운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한 제품군이다.
언더카운터 모듈형 냉장고는 모듈형 서랍장과 냉장고를 접목한 제품이다. 외형은 가전보다는 고급 가구 같은 느낌을 준다. 위칸은 냉장고, 아래칸은 냉동고로 활용된다.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은 만큼 제품 가격도 3000만 원대로 고가다. 이는 일반 모듈형 냉장고(290만 원)의 10배에 이른다.
같은 전시회에서 공개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와인 캐빈'도 초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된다. 밀라노 건축디자인 그룹 M2 아틀리에가 디자인한 해당 제품은 하단에는 와인 셀러, 상단에는 와인잔 전시·수납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360도 회전도 가능하다.
가격은 일반 와인 셀러의 10배인 3000만 원이다. 디자인을 입힌 데다 주문 제작에 6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삼성전자의 럭셔리 빌트인 주방 가전 브랜드 '데이코(Dacor)'의 제품 가격도 만만치 않다. 데이코의 48형 프렌치 도어 냉장고(그래파이트 스테인리스)는 현재 미국에서 1만 6198달러(약 2220만 원)에 팔고 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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