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화학업계, 이 투자는 늘린다…썩는 플라스틱 'PBAT'

SKC, 합작사 세우고 베트남에 연산 7만톤 공장 착공
친환경소재,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로 시장 규모 확대

지난 1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이퐁시 경제특구에서 열린 SK리비오 생분해 소재 생산공장 착공식에서 박원철 SKC 사장(왼쪽 네번째), 쩡 루 꽝 베트남 부총리(왼쪽 다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착공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SKC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화학업계가 '썩는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PBAT(Poly-Butylene Adipate Terephthalate)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친환경 소재 시장이 글로벌 규제 강화와 맞물려 날로 커지고 있어서다. 한계 사업인 범용 플라스틱과 달리 시장 전망이 밝은 만큼 실적 부진에도 조단위 투자를 단행했다.

◇ SK리비오, 선제적 고객사 확보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SKC(011790)의 친환경 소재사업 투자사 SK리비오는 베트남 하이퐁에 연산 7만 톤의 PBAT 공장을 착공했다.

PBAT는 일반 플라스틱과 달리 자연에서 산소, 빛, 효소 등 반응에 의해 6개월 이내 분해되는 소재다. SK리비오는 SKC(77.8%)와 종합식품기업 대상(22.2%)의 합작사다. SKC는 지난 2020년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고강도 PBAT 기술을 도입하는 등 사업 진출을 준비했다.

화학업계는 기존 범용 대신 PBAT와 같은 친환경소재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시장 규모가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이머전리서치는 세계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이 2019년 15억 달러에서 2032년 138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SKC 역시 영업손실을 내는 불황에도 친환경소재 시장 확장을 서둘렀다. 빠른 실적 안정화를 위해 선제적인 고객사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베트남 최대 플라스틱 제조사인 양팟과 PBAT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 LG화학, 상반기 양산 돌입…친환경소재 매출 확대

LG화학(051910)은 올해 상반기에 PBAT 양산에 돌입하고 친환경소재 사업 키우기에 돌입한다.

PBAT를 포함한 친환경소재는 LG화학의 3대 신성장동력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지난해 친환경소재의 2030년 매출 목표를 2022년(1조 9000억 원) 대비 약 4배 늘린 8조 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2021년 SK지오센트릭과 코오롱인더스트리(120110)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PBAT 양산을 시작했다. SK지오센트릭이 원료를 공급하고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구미 공장에서 연간 3000톤 규모로 생산하는 구조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PBAT의 단점인 내구성이 기술력 발달로 보완됐다"며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대량 생산으로 낮추면 기존 범용 플라스틱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다만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이 PBAT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자칫 범용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로 공급 과잉에 빠질 수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PBAT 첫 투자 결정 당시보다 중국의 증설이 빠르게 진행됐다"며 "현시점에선 중국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 추가 증설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