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2년'에 승진도 쏜다…법령 뛰어넘는 재계 저출생 대응

배우자 출산 휴가는 늘리고 임신기 근로 시간은 줄이고
전자파 차단 앞치마 선물·육아휴직 중 승진…총수들도 앞장서 지원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제4어린이집. (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저출생 극복'이 국가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대기업들도 직원들의 일·육아 병행을 돕는 임신·출산 장려 복지 제도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선도적인 육아·출산 복지제도를 운영한다. 관련 법 도입에 앞서 해당 제도를 운영했고 법에 명시된 기준보다 한층 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난임 휴가는 6일(유급 5일, 무급 1일)이다. 법 기준(3일)보다 두 배 많다. 지난해까지는 5일이었다.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1일 2시간) 적용 기간도 법 기준(12주 이내, 36주 이후)보다 확대된 '12주 이내, 32주 이후'다.

배우자 출산휴가도 법 기준(10일)보다 많은 15일을 준다. 올해부터는 '2회 분할 사용'에서 '3회 분할 사용'으로 선택의 폭도 넓혔다. 쌍둥이 이상 출산 시에는 배우자 출산휴가가 20일로 늘어난다.

육아휴직은 2년이다. 초등학교 6학년(만 12세) 이하 자녀 양육 시다. 법 기준은 1년, 만 8세 이하다. 육아휴직 후 복직하는 임직원의 업무 적응에 도움을 주는 리보딩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단일 사업장 최대 규모의 사내 어린이집도 갖추고 있다. 수원 사업장에는 총 4개 어린이집이 운영 중인데 정원이 1200명에 이른다.

SK그룹도 다양한 육아 및 복지제도를 운영 중이다. SK텔레콤(017670)은 임신 기간 내내 근로 시간 단축을 할 수 있고 최장 90일간 초등학교 입학 자녀 돌봄 휴직 제도도 시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출산 3개월 전 휴직을 권장하고 있다. 9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은 1년 동안 하루 4시간만 근무해도 된다. SK온도 지난달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으로 연장 시행한다는 내용의 복지제도를 발표했다.

18일 대구 달서구 선사유적공원 진입로 인근에 설치된 거대 원시인 조형물 '이만옹'이 지난해 역대 최저 0.72명의 합계출산율 속에 침몰하는 배와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인구위기 문제 대응을 위한 캠페인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024.3.1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LG전자(066570)의 육아 및 출산 복지제도도 돋보인다. 난임 휴가는 6일이며 유급이다. 육아휴직은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임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2년을 준다. 부부 동반 육아휴직도 가능하다.

육아기 하루 최대 5시간까지 근무시간을 줄여주는 제도도 운영한다. 이를 사용하더라도 이듬해 연차휴가는 정상적으로 부여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제도를 이용하면 다음 해 줄인 시간만큼 연차휴가를 삭감해 지급한다.

포스코의 육아휴직 제도도 파격적이다. 육아휴직 기간을 모두 근속연수로 인정한다. 덕분에 육아휴직 기간 승진한 직원도 있다. 복귀 시에도 희망부서와 경력을 우선 고려해 배치한다. 기간도 법정 기준보다 1년 더 많은 2년이다.

한화그룹 계열사 중 한화오션(042660)은 임신한 직원에게 전자파 차단 앞치마와 임부용 근무복을 제공한다. 한화시스템(272210)은 난임 치료나 시술이 필요한 기혼 직원에게 최대 30일(연 3회) 난임 휴가를 지원하고 시술비도 1회 200만 원 한도로 준다.

'회장님'도 앞장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겸 SK온 대표는 지난해 3월 SK온 직원 송리원 PM 부부가 네쌍둥이를 출산하자 10개월 치 육아도우미 고용 비용을 사비로 지원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011780)그룹 회장은 7남매를 키우고 있는 서울 중구의 젊은 부부에게 1억 원을 쾌척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직원 자녀 1인당 출산장려금 1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