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구광모·박정원, '간병돌봄' 손길…LG·두산, 25억 쾌척(종합)
대한상의 ERT 프로젝트…"간병돌봄 사회적 문제, 참여·지원 필요"
구광모 "소아암 가족에 도움되길"…박정원 "복지사각지대에 관심"
- 김재현 기자,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최동현 기자 = 재계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간병돌봄 가족 지원에 나선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관련 프로젝트에 동참한 LG(003550)그룹과 두산(000150)그룹이 소아암 환우 가족과 가족돌봄 청년(영케어러)을 돕기 위해 25억 원 규모의 후원을 진행한다.
대한상의 ERT(신기업가정신협의회)는 3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간병돌봄 가족과 간담회를 갖고 이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은 LG그룹 2대 회장인 고 구자경 회장이 건립해 서대문구에 기부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장 등도 함께했다.
대한상의 ERT가 기획한 '다함께 나눔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ERT 기업들의 대표 실천사업이다. 지난해에는 소방관 복지 지원, 위기청소년 자립지원, 지역아동 보육인프라 지원을 진행한 바 있다. 대한상의는 지난 2022년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 발전을 이끄는 신기업가정신협의회를 발족했으며 현재 150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4번째 프로젝트 대상이 된 간병돌봄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간병돌봄 문제는 가족 내 암이나 치매 등 중증질환자가 있을 때 돌봄에 필요한 의료비나 간병비 등 직접적인 비용 부담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돌봄과 가사를 병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말한다. 최근 장기간 가족간병으로 인한 경제적, 심리적 문제로 '간병살인'과 같은 극단적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LG그룹과 두산그룹은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간병돌봄 가족을 위한 약 25억 원 규모의 후원을 결정했다.
LG그룹은 소아암 전문 지원 재단인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소아암 환자와 보호자의 가족쉼터 운영비 명목으로 15억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재단은 이 기부금으로 서울 대학로와 교대 인근에 가족쉼터 6곳을 새롭게 연다. 지방에 거주하는 소아암 환아와 간병 가족들이 치료 기간 머물 수 있도록 재단이 제공하는 숙박시설이다. 쉼터 6곳은 연간 총 4000여 명의 환아들과 보호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그동안 수요 대비 시설이 부족해 신청 가족의 약 20%만 이용할 수 있었다. LG그룹의 지원으로 쉼터는 11곳에서 17곳으로 늘어난다.
두산그룹은 영케어러들을 위해 10억 원을 쓴다. 영케어러는 중증질환, 장애를 가진 가족의 돌봄·생계를 책임지는 13~34세 아동·청년을 말한다. 지원금은 가족 간병과 의료비, 학습 환경 조성, 주거 공간 개보수·냉난방 시설 등에 사용된다.
경제적 도움뿐 아니라 청소년 영케어러의 마음 건강 지원도 한다. 두산그룹은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영케어러 코디네이터'가 청소년 영케어러와 수시로 소통하면서 학교와 가정생활에서 필요한 내용을 상담하고 점검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두산은 서울, 성남(분당), 인천, 평택, 익산 등 사업장 지역 내 청소년 영케어러를 찾아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들에게 미래와 꿈을 선물하는 의미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LG와 두산 회장께 감사하다"며 "오늘을 계기로 간병과 돌봄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민간과 공공 지원이 확대되길 바라며 대한상의도 ERT 기업들과 함께 지원을 늘려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회장은 "30여 년 전 조부(고 구자경 회장)께서 기부한 복지관에서 행사가 열려 더욱 뜻 깊게 느껴진다"며 "가족쉼터가 소아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이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원 회장은 "좋은 행사에 동참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kjh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