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한대 없지만 '잠식' 불안감…제주 e모빌리티엑스포[르포]
BYD "中 전기차, 정부에서 시장 중심으로 전환…업체 경쟁 치열"
韓 전기차 수요 부진에 역성장…"한시적 보조금 확대 등 정책 필요"
- 이동희 기자
(제주=뉴스1) 이동희 기자 = "중국은 정부의 체계적인 정책 지원과 기업 간 경쟁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비야디(BYD)는 치열한 경쟁 속에 안전성과 상품성을 높여 전기차 리딩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노원호 BYD코리아 상용차 부문 대표)
30일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제주ICC). 이날 개막한 제11회 국제 e-모빌리티엑스포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는 단 한 대의 차량도 전시하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동안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커 온 중국 전기차 업체는 BYD를 필두로 전 세계 시장으로 하나둘 뻗어가고 있다. 한국 역시 최근 BYD코리아가 올해 말 전기 승용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번 행사에 중국 전기차 업체는 참여하지 않았다. 전시 공간을 꾸리고 전기차를 선보인 곳은 현대차를 비롯해 KG모빌리티 등 국내 업체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딜러사인 KCC오토 등이다. 테슬라와 폴스타는 전기차 시승 기회를 제공한다.
엑스포 개막식과 동시에 '한-중 EV산업 비즈니스 포럼'이 열렸다. 왕루신 주제주중국총영사의 축사로 시작한 포럼은 알리 이자디(Ali lzadi) 블룸버그NEF 코리아 대표의 기조발제와 노원호 BYD코리아 상용차 대표,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전무 등의 세션 발표로 진행했다.
이자디 대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소개하면서 정책 지원을 통해 한국의 전기차 시장 침투율을 높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은 2025년 승용차 판매 중 전기차 비율이 45%, 2030년에는 67%, 2040년에는 89%를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 주차장 충전 인프라 구축 의무화 등 중국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규제를 강화했다"며 "한국은 중국의 접근을 따라 해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글로벌 '순수 전기차'(BEV) 판매량은 1006만대로 처음으로 연간 1000만대를 돌파했다. 이 가운데 중국 비중이 66.3%로 압도적이다. 이어 유럽 15.1%, 미국 11.8% 등 순이며 한국은 1.6% 수준이다.
중국 전기차를 견인하는 업체는 BYD다. BYD는 166만대의 BEV를 판매하며 테슬라에 이어 글로벌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은 313만대로 1위다. BEV 기준 판매량 10위권에 BYD 등 중국 완성차 업체만 4곳이다. 국내 업체인 현대차그룹은 BEV 기준 8위다.
포럼에 참석한 노원호 BYD코리아 상용차 부문 대표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으로 초기 전기차 생태계가 구축됐고 이후 업체 간 치열한 경쟁으로 빠르게 품질을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노원호 대표는 "중국 정부의 체계적인 정책 지원으로 2020년부터 보급률이 두 배씩 성장했다"며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은 정부가 아닌 업체 주도로 성장하는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게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2024 오토 차이나'(베이징모터쇼)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열린 베이징모터쇼는 BYD를 비롯해 니오, 지커, 둥펑, 스펑, 지커, 창청,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대규모로 참석해 안방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샤오미는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SU7을 전시하며 높은 인기를 과시했다. 샤오미의 미디어 발표회는 시작 전부터 수백명의 취재진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노 대표는 "BYD는 전기차 시장 리딩 기업으로 친환경 등 기술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안전성과 효율성 그리고 가격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친환경차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의 존재감도 나날이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6만3000대로 전년 대비 1.1%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 가운데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국내가 유일하다. 지난해 전기 승용차 보조금 집행률도 61% 수준에 그쳤다.
KAMA에 따르면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계 점유율은 이미 절반을 넘은 55%다. 테슬라 모델Y를 비롯해 폴스타와 볼보 등 글로벌 업체의 중국산 자동차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255%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BYD도 전기 상용차에 이어 전기 승용차 국내 출시도 준비 중이다. 현재 판매를 위한 정부 인증과 딜러사 네트워크 구축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호 대표는 연말 정도에 전기 승용차 론칭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주홍 KAMA 전무는 "한국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판매 확대로 시장 잠식 우려가 있다"며 "향후 3년간 한시적 보조금 확대와 충전요금 할인 특례 부활로 특단의 수요 회복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기차의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진입 허용 등 비재정적·차별적 인센티브 정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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