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家 장녀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한달…금융당국 조사 여부 촉각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바이오업체 주식 매입 경위 논란
구 대표, 재단에 주식 전량 기부…금감원 "조사 착수 확인 불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LG 제공) 2022.8.21/뉴스1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의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취득 의혹'이 불거진 지 한 달째에 접어들었다. 재계는 구 대표에 대한 당국의 후속 조치 돌입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금융감독원 등 당국은 조사 착수 여부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지만 언론 등에서 의혹 제기가 잇따르는 만큼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을 가능성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재계와 KBS 보도 등을 종합하면, 해당 의혹은 구 대표가 남편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지난해 4월 5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이오 업체 A사의 주식 3만 주를 개인적으로 취득한 게 골자다.

의혹의 핵심은 구 대표가 해당 주식을 취득한 시점이다. BRV의 A사 투자 정보를 사전에 알고 주식을 샀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1만8000원 수준이던 A사의 주가는 BRV 투자유치 후 16% 이상 급등했고 지난해 9월에는 5만4000원까지 찍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에 따르면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 중요 정보를 특정증권 등의 매매·거래에 이용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그 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이 내려진다.

구 대표 측은 주식 매수 시점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신 취득한 주식은 언론 의혹 제기 후 LG복지재단에 기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최근 이를 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 보유 주식 전량을 매도해 재단에 넘겼다면 기부금은 12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당국도 구 대표 관련 의혹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취득한 의심 사례를 포착하면 금감원과 금융위원회 등이 조사에 나선다. 조사 결과 위법 혐의가 발견되면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거쳐 검찰에 수사 의뢰하게 된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인의 조사 착수 여부에 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언론의 관심이 큰 만큼 당국도 이번 사안에 대해 주의 깊게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의혹 해소에 시일이 걸릴 경우에는 오히려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생길 수 있어 조속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