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열린 '전기차 올림픽'…현대차 PBV·LG 전장기술 총집합
현대차그룹, 2025년 출시 PV5 디자인 공개…모듈 변경하는 이지스왑 선봬
전장 힘주는 LG 계열사 총출동…전기차 기술 시너지 과시
- 금준혁 기자, 강태우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강태우 기자 =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4'에서 이른바 '게걸음'으로 화제를 모은 모비온이 국내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많은 관객들이 핸드폰을 꺼냈다. 모비온이 바퀴를 90도로 돌리며 수평으로 움직이자 '우와' 하는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모비온은 지난해 4월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e-코너 시스템'이 장착된 실증 차량이다. 4개의 바퀴가 최대 90도까지 움직일 수 있어서 영화 속에서 보던 수평 주행은 물론 제자리에서 움직이는 제로턴까지 다양한 주행을 구사할 수 있다.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가 총출동한 세계 최대 전기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 'EVS37'이 한국에서 9년 만에 열렸다. 북미, 유럽, 아시아 3개 대륙에서 매년 순환 개최되는데 업계에서는 이른바 '전기차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글로벌 기업 160개 사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총 550개의 부스를 꾸렸다는 것이 주최 측 설명이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부스에는 기아가 2025년 출시 예정인 PBV(목적기반차량)의 디자인 콘셉트를 선보였다. 운전석 후면의 모듈을 용도에 따라 마그넷과 기계적 체결 구조가 회전하며 체결하는 이지스왑 기술이 PV5 모형 차량을 통해 시연됐다. 차 후면의 물류용 모듈이 쓱 올라가고 뒤로 밀리자 픽업용 모듈이 장착됐고 옆에는 좌석용 모듈도 있었다.
KG모빌리티(003620)는 선 충전기 및 별도의 공간이 필요 없는 자기 공명 방식 무선충전 기술을 탑재한 토레스 EVX를 비롯해 루프탑 텐트 적용 모델, 화물밴 모델이 배치했다.
LG는 이번 EVS37에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 △LG전자(066570) △LG디스플레이(034220) △LG이노텍(011070) 등 4개 계열사가 통합 전시관을 꾸렸다. 이곳에선 전기차 배터리, 파워트레인, 차량용 카메라 및 라이다(LiDAR), 디스플레이,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계열사들이 보유한 미래 모빌리티 제품과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특히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대표 사장은 이번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참가해 '모빌리티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박 사장은 현재 LG그룹에서 CTO(최고기술책임자) 역할을 맡고, 그룹 관점에서 계열사간 모빌리티 등 분야의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는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 부품)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전 계열사들이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전 계열사가 함께 독일 현지 메르세데스-벤츠 본사를 찾아 사업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이날 코엑스 전시관에서 뉴스1과 만나 "오늘 LG그룹의 다양한 전기차 기술을 통합하면 어떤 모습인지 소개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모빌리티 쪽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모멘텀을 활용해 매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SDI도 LG 부스 옆에 자리를 잡고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전고체 배터리(ASB)부터 초급속 충전기술, 초장수명 배터리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였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 김동욱 현대차그룹 부사장, 정용원 KG모빌리티 사장,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사장, 이규석 현대모비스(012330) 사장, 박종선 삼성SDI(006400) 부사장, 조성현 HK만도(204320)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 밖에도 SK시그넷, 한국자동차공학회 회장, 유럽전기자동차협회 회장, 북미자동차협회 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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