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훈풍·HBM 리더십 공고…SK하이닉스도 1분기 깜짝 실적 예감

1분기 잠정 영업익 1.6조 원…6개 분기 만에 조 단위 회복 전망
HBM 수요 급증·삼성전자도 호실적…"연매출 60조 찍는다" 관측도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인공지능(AI) 훈풍을 탄 'K-반도체'가 긴 불황 터널을 빠져나온 것으로 보인다. '깜짝 실적'을 낸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SK하이닉스(000660)도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쥔 만큼 시장의 분기·연간 실적 전망치를 크게 웃돌 수 있다는 장밋빛 예상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5일 오전 1분기 경영 실적 발표와 콘퍼런스 콜을 진행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12조 153억 원, 영업이익 1조 6398억 원이다. 매출 추정치는 지난해 동기(5조 881억 원) 대비 136.14% 증가했고, 영업이익 추정치는 같은 기간(-3조 4023억 원)과 비교해 148.20% 늘었다. 직전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04%, 영업이익은 373.93% 뛰었다.

전망치대로라면 매출은 2개 분기 연속 10조 원대를 돌파한다. 영업이익은 6개 분기 만에 조(兆) 단위를 회복한다.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 2조 원대'도 점치고 있다.

개미들도 기대감이 크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2일 장 중 한때 19만 14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기존 19만 500원)를 갈아치웠다. 이른바 '20만 닉스'도 눈앞인 셈이다.

호실적 예상이 나오는 건 AI 반도체 시장의 활황 덕분이다.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은 HBM인데 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SK하이닉스가 점유하고 있다(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 1위).

특히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미국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사 그래픽처리장치(GPU)에 SK하이닉스의 HBM을 결합한 AI 가속기(AI 학습·추론에 필수적인 반도체 패키지) 'H100' 등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시장 점유율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도 호재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낸드는 22~28% 상승했다.

'깜짝 실적' 가능성에 대한 선례도 있다. 앞서 1분기 잠정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31.25% 오른 6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조 5670억 원)을 1개 분기 만에 넘어선 것이다. 1분기 잠정 매출은 71조 원으로 5개 분기 만에 '분기 매출 70조 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HBM 수요 급증과 시장 활황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대만 지진 여파로 D램 공급에 일부 차질이 발생할 것을 감안하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추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덕분에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 60조 원대, 영업이익 13조 원대'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SK하이닉스 실적의 역대 최대치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1분기 말부터 HBM 캐파(생산능력)가 늘어나고 최근 5세대 HBM인 HBM3E 양산도 시작한 만큼 올해도 HBM 리더십은 유지될 것"이라며 "또 전사 실적에 마이너스 요인이었던 낸드의 영업 이익률도 개선돼 (낸드) 흑자 전환 시점까지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