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비수기 아녔어?…순항하는 HMM 새 성장엔진 '벌크선'

건화물선 운임, 3월 들어 2000대까지 상승…석탄·곡물 등 고른 상승세 영향
사업다각화 추진력 얻는 HMM…"벌크선, 글로벌 선복 공급 부담 적을 듯"

HMM 제공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HMM(011200)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선대를 확충하고 있는 벌크선의 1분기 운임이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HMM은 지난해에만 벌크선 매출을 15%대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불확실한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벌크선 업황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청명절 연휴(4~6일) 첫날인 4일 기준 철강·석탄·곡물 등 원자재를 나르는 벌크선 운임을 지수화한 발틱운임지수(BDI)는 1669로 마감했다.

통상적으로 해운업계는 물동량이 적은 1분기를 비수기로 본다. BDI는 겨울을 앞두고 연료와 곡물을 비축하려는 수요가 늘며 지난해 겨울 3000대를 넘었지만 올해 1월이 되며 1300대에서 횡보했다.

그러나 2월 말부터 오름세가 지속되며 3월 한 달간 2000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2월 BDI는 최저점인 530까지 떨어졌고 점차 수요가 회복된 3월에도 1500 정도였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리포트를 통해 중국의 건설 활동이 서서히 회복되고 브라질의 초기 대두 수확 마무리, 콜롬비아의 저렴한 석탄에 대한 수요 증가 등이 맞물렸다고 분석했다.

업황 개선은 사업을 다각화 중인 HMM에 호재다. HMM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컨테이너선의 매출 비중은 전년 93.12%에서 82.90%로 낮아졌고 벌크선 매출 비중은 5.89%에서 14.80%로 크게 증가했다. 과거 산업은행의 관리 체제 전 HMM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비율을 6대 4 정도로 유지했지만 코로나19 등의 대외변수 속에서 선대를 컨테이너선으로 집중했다.

HMM은 코로나19 기간 벌어들인 이익을 바탕으로 다시 벌크선대를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조선 17척, 건화물선 및 다목적선을 17척을 보유했지만 3월 주주총회에서 밝힌 벌크선대는 총 45척이다. 2026년까지 벌크선대를 55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HMM은 주총 영업보고서에서 "지난해 건화물 물동량은 세계 경제 긴축에도 전년 대비 5% 증가했고 올해도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복 공급 측면에서도 예상 선대 증가율이 2022년 수준인 3.0%로 선복 공급 부담이 크게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유조선을 두고는 "신조선 유입 감소 및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가용 선복 감소, 원거리 운송 증가 및 수에즈 운하 통항 기피에 따른 톤마일(화물의 중량과 이동 거리를 곱한 값)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국제에너지기구는 올해 석유 수요가 전년보다 일당 약 12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했다.

다만 철강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부동산 및 인프라 수요가 아직 부진하다는 불확실성도 있다. 해진공은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도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며 중국 경기 개선의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지표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철강시장 방향성 부재가 제철소들의 정기적 원료 구매를 방해하고 있어 당분간 철광석 수급에 따른 운임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