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화면 눌러 이웃에 도움…HD현대도 '기부의 일상화' 나섰다

GRC 본사에 '해피빈 기부 키오스크' 운영…닷새만에 月 모금액 88% 채워

HD현대가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시 글로벌R&D센터(GRC)에 설치된 '해피빈 기부 키오스크' 화면. 5일 기준 802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목표액의 88%를 달성했다(HD현대 제공)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HD현대(267250)의 '기부 실험'이 통했다. 카페나 음식점처럼 키오스크로 원하는 복지사업을 터치해 기부금을 적립하는 신개념 기부 시스템을 도입하자, 불과 닷새 만에 목표액의 90% 가까운 기부금이 몰린 것이다.

HD현대는 지난 1일부터 경기 성남시 본사 글로벌R&D센터(GRC)에 '해피빈 기부 키오스크'를 설치해 운영한 결과, 5일까지 802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목표 모금액의 88%(1760만원)를 달성했다고 6일 밝혔다.

'해피빈 기부 키오스크'는 네이버의 온라인 기부 플랫폼인 해피빈과 연동된 디지털 모금 시스템이다. 전화 자동응답시스템(ARS)이나 온라인 홈페이지가 아닌 '화면 터치' 한 번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마음을 전할 수 있어 기부를 원하는 직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HD현대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GRC 4층 로비 키오스크에서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사원증을 태깅한 후 화면에 표출된 복지사업을 터치하면 된다. 현재 모금 중인 복지사업은 △그룹홈 아동 지원 △장애 아동 지원 △기후 불평등 해결 △청각장애 아동 지원 4가지다.

불의의 사고로 부모님을 여의고 단둘이 살던 외할머니마저 뇌경색으로 몸져 누은 6세 아동 하은이(가명), 귀가 잘 들리지 않는 11살 손주에게 보청기를 사주기 위해 아픈 몸으로 청소일을 해야 하는 할머니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의 사연을 꼼꼼히 읽고 원하는 복지사업을 선택할 수 있다.

기부금은 1회 터치에 2만 원씩 적립되며, 전액 HD현대 1%나눔재단이 출연한다. 월 최대 모금액은 2000만 원이다. 재단은 매월 말에 온라인 모금함별 태깅 수를 집계해 기부금을 해당 복지사업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서 시작했던 키오스크 기부는 '편리한 접근성' 덕에 호응을 얻으며 업계에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구미사업장 사원협의회 임직원의 제안으로 기부 키오스크를 첫 도입한 뒤 '기부 문화의 일상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 수원사업장, 2020년 화성사업장, 2022년 서울과 광주 사업장 등으로 국내외 사업장에 확대 설치했다.

DGB금융그룹도 지난달부터 '해피빈 기부 키오스크'를 운영 중이다. HD현대와 동일한 방식으로 사원증 태그를 통해 기부 대상자를 선정하고 자발적으로 모금한 '급여1% 사랑나눔' 재원으로 사회 취약계층을 돕고 있다.

(HD현대 제공)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