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함에 넉넉함까지…55년 역사 막 내리는 미니 클럽맨[시승기]
양문형 트렁크 문 등 미니 모델 안에서도 독창적 모델
기대 이상 공간감 제공…'전기차' 에이스맨이 바톤터치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미니(MINI)는 BMW그룹의 전동화 맨 앞줄에 있는 브랜드다. 전기차 시대에도 미니 특유의 주행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도심형 차량 입지를 잃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라인업 재편도 함께 이뤄졌다. 기존 미니 쿠퍼와 컨트리맨 사이 크기인 에이스맨은 전기차로 재탄생하고, 독특한 클럽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미니 클럽맨은 1969년 출시해 누적 110만대 이상 생산된 모델이다. 지난 2월 영국 옥스포드 공장에서 마지막으로 생산을 마치며 55년의 역사를 마쳤다. 옥스포드 공장은 생산 라인을 바꿔 클럽맨이 아닌 전기차 에이스맨을 생산할 계획이다.
최근 수도권 일대에서 미니 클럽맨을 시승했다. 아직 시판 중인 미니 클럽맨은 2015년 처음 출시한 3세대 모델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미니가 지닌 독특한 디자인을 갖추면서도 실용성까지 갖췄다.
외관은 기존 5도어 모델보다 조금 길다. 클럽맨 전장은 4266㎜로 5도어 모델보다 231㎜ 길다. 전폭 역시 75㎜ 넓은 1800㎜다. 축간거리인 휠베이스는 105㎜ 더 긴 2670㎜다. 컨트리맨 수준의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동승자는 기대 이상의 실내 공간에 놀랐다.
실제 클럽맨은 미니 중 가장 큰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적재 공간도 기본 360L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250L까지 확장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뿐 아니라 그 형식도 클럽맨의 최대 특징이다. 위가 아닌 마치 양문형 냉장고처럼 열리는 트렁크 문은 클럽맨의 정체성을 더 또렷하게 보여준다. 이 밖에 발을 움직여 트렁크 문을 자동으로 열 수 있는 '컴포트 액세스 기능'도 갖춰 편의성도 제공한다.
실내는 8.8인치 크기의 원형 디스플레이와 미니 특유의 시동 스위치 등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애플 카플레이 등 무선 연결도 가능하다. 아날로그 감성에도 기본기는 갖췄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행 성능은 미니답게 경쾌하다. 시승차는 클럽맨 쿠퍼 클래식 트림이다. 3기통 미니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22.4kg·m의 성능을 지녔다.
높은 출력과 강력한 토크가 아니지만, 1.5톤이 안되는 공차 중량으로 빠른 가속과 경쾌한 주행 질감을 제공한다. 일상 운전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연비 역시 복합 기준 공인 연비(11.5㎞)보다 준수한 L당 14㎞ 안팎을 기록했다.
고-카트(Go-cart) 감성을 원하면서 실내 소음 차단까지 기대하면 욕심일까. 클럽맨은 기존 미니 차량처럼 정숙한 운전을 원하면 어울리지 않는 차량이다. 서스펜션은 미니 기준 부드럽지만, 다른 세단 차량에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노면 소음도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거슬리는 수준이다.
미니 클럽맨은 작지만 알찬 공간을 지닌 차량이다. 55년의 헤리티지를 뒤로 하고 단종된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지만, 새롭게 나올 미니 에이스맨에 기대를 걸어본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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