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사한 듯""주말도 열어달라"…새단장 'LG트윈타워' 어떻길래[현장]

37년 만에 저층부 리모델링…오픈 첫날, 카페·식당 공간에 직원들 몰려
지하식당 20곳 '전용 앱'으로 예약…400평 피트니스센터 및 병원·약국까지

LG트윈타워가 1987년 완공 후 처음으로 저층부 공용공간 리모델을 마치고 1일 새롭게 태어났다. 2024.4.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1일 오전 10시 LG트윈타워 상주 직원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웃음이 가득 묻어났다. 37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회사 건물에 '월요병'조차 사라진 듯했다. LG전자의 한 직원은 "리모델링한 건물을 보니 재입사한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LG트윈타워는 1987년 완공 후 처음으로 지난해 2월 저층부(지하 1층~지상 5층) 공용공간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그 후 1년 2개월간의 작업을 마치고 이날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LG트윈타워가 1987년 완공 후 처음으로 저층부 공용공간 리모델을 마치고 1일 새롭게 태어났다. 사진은 1층 로비에서 식음시설이 위치한 지하 1층으로 연결되는 대형 계단(그랜드 스테어) 모습. 2024.4.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임직원들의 업무 효율과 일상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워·라·블(워크-라이프 블렌딩)'이라는 LG트윈타워만의 공간문화를 창출한다는 게 LG(003550) 측 설명이다. 실제로 본 LG트윈타워는 과거보다 훨씬 개방감이 생겼다. 또 사람과 공간 그리고 자연을 '연결'하겠다는 콘셉트도 곳곳에서 느껴졌다.

1층 로비부터 지하 1층을 연결하는 계단인 '그랑 밸리(Grand Valley)'는 상·하뿐 아니라 동서남북을 모두 연결하고 있었다. 이곳에선 들뜬 모습으로 사진 촬영을 하거나 중간중간 배치된 테이블에서 휴식하는 직원들로 가득했다. 또 통창으로 채광도 강화됐는데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LG트윈타워가 1987년 완공 후 처음으로 저층부 공용공간 리모델을 마치고 1일 새롭게 태어났다. 지하 1층 카페 공간에서 직원들이 휴식하고 있는 모습. 2024.4.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잠시 후 11시 10분이 되자 점심을 먹기 위해 직원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왔다. 보통 LG 직원들은 구내식당 외에 여의도 더현대 백화점 지하 1층이나 인근 식당을 주로 이용해 왔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LG트윈타워 지하 식당은 크게 △이스트 키친(푸드코트) △웨스트 키친(급식형 구내식당) △고메스트릿(일반 음식점)으로 나뉜다. 푸드코트인 이스트 키친에는 7개 음식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고메스트릿은 입점 예정까지 합해 총 12개 식음료 매장으로 구성된다. 구내식당까지 합해 20곳에 이른다. 임직원 선호도 조사를 통해 푸드코트를 추가로 구성하고 쿠차라, 아우어베이커리, 오사이초밥, 띤띤 등 외부브랜드도 대거 입점했다. 향후 맥주를 마시며 야구 시청이 가능한 스포츠펍도 들어올 예정이다.

LG 직원들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무슨 메뉴 먹을 거냐?", "좀 둘러보자" 등의 대화를 나누며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한산했던 지하 1층 공간은 식사를 시작하거나 대기하는 직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하 1층 식당 공간을 찾은 직원들로 붐비고 있다. 하단 왼쪽부터 '이스트 키친'에서 주문한 마라탕과 분식의 모습. 2024.4.1/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기자는 이날 전용 앱인 '커넥트 온'으로 식당 예약을 했는데 이미 20분 이상 대기하거나 일부 푸드코트는 110건 이상의 주문이 밀려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오픈 첫날인 것은 물론 이번 주 동안 이스트 키친과 일부 고메스트릿 입점 식당들이 오픈 맞이 50%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주문이 더욱 몰렸다. 이 때문에 보통 대기가 기본이던 LG트윈타워 일대 식당들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방세권 LG디스플레이 선임은 "리모델링하고 나니 건물이 확실히 깔끔해졌다"며 "특히 지하 식당 공간이 기대되는데 오늘처럼 사람이 많아서 (내일은) 먹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LG 직원들은 전용앱 '커넥트 온'을 통해 '앱 결제'는 물론 웨이팅 등록, 예약, 포장 요청 등을 할 수 있다. 2024.4.1/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압권은 동관 2층에 조성된 운동 공간 '트윈 피트니스'다. 이곳은 총 400평(1322㎡)으로 운동 가능 장소만 130평(430㎡) 규모다. 샤워시설과 탈의실은 웬만한 대형 프랜차이즈 헬스장보다도 컸다. 최대 11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트윈 피트니스는 기본 상·하의 운동복뿐 아니라 양말까지도 제공한다.

기구 역시 수준급이다. 5성급 호텔에 들어가는 이탈리아 브랜드 '테크노짐'의 머신이 80개가량 마련됐다. 이 가운데 트레드밀만 32개에 달한다. 지상에 있어 한강뷰를 배경으로 유산소 운동도 가능해 보였다. 이와 함께 파워랙 2개, 스미스 머신 2개가 설치돼 있으며 4명의 트레이너도 상주하고 있다.

LG 트윈타워 동관 2층에 위치한 '트윈 피트니스'. 임시 운영 이후 5월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LG 제공)

최정길 LG 트윈 피트니스 트레이너는 "시범 운영 기간이지만 상당히 많은 직원분이 이용하고 있다"며 "벌써 운동 루틴과 식단까지 상담받고 받아가신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해당 피트니스는 다음 달 2일부터 정식 운영한다.

피트니스를 이용한 직원 중에서는 "시설과 기구가 새것이라 쾌적하고 좋았다", "넓은 탈의실 공간과 뷰도 최고", "오전 6시와 주말에도 오픈해 줬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내 동관과 서관 2층을 일직선으로 연결하는 '트윈 브릿지'의 모습. 동관 2층에는 '트윈 피트니스', 서관 2층에는 '라이프 타운'이 들어선다. 2024.4.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피트니스와 함께 임직원들의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시설은 서관 2층에 조성될 '라이프타운'이다. 이곳에는 병원, 약국, 은행 등이 입점한다.

특히 그동안 직원들은 LG트윈타워 내부와 인근에 병원이 없어 불편함을 겪어 왔다. 오는 7월 세브란스 위탁 운영의 사내 부속 의원(가정의학과, 내과)이 들어서면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LG는 LG트윈타워 재개장에 맞춰 2일부터 사흘간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심규민, 강재훈 등의 공연을 열고, 워크-라이프 블렌딩을 주제로 외부 강사의 특강을 진행한다.

burn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