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포스코④]사업 말고도 숙제 많다…"정치리스크 해소·조직 안정"

전임 최정우 체제서 '패싱 논란' 시달려…정부와의 긴장관계 회복 급선무
6년 만의 리더십 교체 따른 혼란…임직원 결속 다지고 '장인화식 경영' 안착 필요

서울 강남구 포스코 사옥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포스코그룹은 재계 자산규모 5위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게 윤석열 정부 출범부터 '패싱' 논란에 시달렸다. 그룹 수장이 대통령실과 정부가 준비한 국내외 주요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다. 장인화 신임 회장은 사업 외적으로도 정치 리스크를 해소해 재계 위상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약 6년간의 최정우 체제에 익숙한 그룹 내부의 혼란을 잠재우고 조직 안정과 결속도 신경써야 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장인화 후보는 포스코홀딩스(005490) 주주총회에서 안건 승인 이후 임기 3년의 회장에 취임한다.

포스코그룹은 소유 분산 기업으로 최대주주는 국민연금(6.38%)이다. 이번에 물러난 최정우 회장이 임기를 완주한 첫 회장일 정도로 역대 회장들은 줄곧 정부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빚는 등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다. 최정우 회장도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 행사에 한번도 참석하지 못하면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는 소문에 시달렸다. 다행히 그룹 회장 첫 임기 완주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긴 했으나 장인화 회장 체제에서도 여전히 정부와의 관계 정립이 중요한 숙제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장 회장은 취임 이후 정부와 관계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 국민연금은 앞서 최 회장의 3연임 도전을 공개 반대한 것과 달리 장 회장이 내정되자 힘을 실어줬다. 지난 15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내이사 장인화 선임의 건'을 찬성했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찬성 의견을 내놨다.

현 정부 인사들과 인맥 관계도 있다. 장 회장은 1955년생으로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 조선공학 학·석사 학위를 받은 이른바 'K·S' 라인으로 불린다. 한덕수 국무총리(1949년생)를 비롯해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1956년생), 박진 전 외교부 장관(1956년생) 등과 같은 그룹이다.

내부적으론 조직 안정과 임직원 결속 다지기가 과제다. 임직원들은 과거 6년 동안 최정우 회장 체제에 익숙한 만큼 수장 변화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공개적 개입, 회장후보자 선출기구인 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사외이사)들의 '호화 해외 이사회' 논란 및 경찰 수사 등으로 조직이 흔들렸던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룹 주요 경영진과의 호흡도 장인화호 안착에 필수조건이다. 지난달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포스코퓨처엠·포스코이앤씨·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대표 계열사의 새로운 수장에 전문가를 발탁했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 차기 회장 후보 물망에 올랐던 주요 인사들이 2선으로 물러나며 새 회장을 맞을 준비를 갖췄다.

다만 당시 후보자 신분이던 장 회장의 의사가 온전히 다 반영되지 못했을 것으로 보여 장 회장의 경영철학과 색깔을 빠른 시기에 안정적으로 입히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 근무 경력이 36년이고 직전까지도 자문역을 맡고 있던 만큼 기업 이해도는 높을 것"이라며 "적응기를 끝내면 자신의 색깔을 연말 정기인사에 드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