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포스코①]장인화號 오늘 출범…철강·배터리 '양날개'로 난다

'36년 철강맨' 장인화, 주총 및 이사회서 차기 회장 선임…5년8개월만에 리더십 교체
철강·신사업 정통한 '팔방미인 리더'…철강·이차전지소재 경쟁력 강화 숙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 2고로.2023.1.1/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재계 자산 서열 5위 포스코그룹을 이끌 장인화 신임 회장이 21일 취임한다. 2018년 취임한 최정우 회장에 이어 5년 8개월 만에 그룹 수장이 바뀐다. 그룹의 뿌리 사업인 철강과 미래 성장 동력인 이차전지 소재 모두 쉽지 않은 경영 환경에 놓여 있어 양대축을 모두 살펴야 하는 이중 과제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포스코홀딩스(005490)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장인화 회장 후보자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표결한다. 안건이 통과되면 곧장 이사회를 열어 임기 3년의 제10대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한다. 장 회장은 이날 곧장 경북 포항 본사로 내려가 취임식을 갖는다. 최대주주(지분 6.38%)인 국민연금이 찬성한 만큼, 무난히 회장직에 오를 전망이다.

엔지니어 출신인 장 회장은 포스코에 36년간 몸담아 온 철강맨이자, 마케팅과 신사업 분야에도 정통한 '팔방미인형 리더'로 불린다. 1955년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 조선공학 학·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해양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RIST 강구조연구소장,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철강부문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룹 내 친화력이 높아 '덕장형 리더'로 꼽히기도 한다.

영업과 신사업 분야에 밝은 점도 강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장폐쇄가 아닌 '유연생산·판매체제'를 도입해 경영 위기를 극복했고, 포스코그룹 신사업 부문을 리튬·니켈 등 양·음극재 중심으로 재편해 이차전지 소재 및 원료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장 회장이 발탁된 배경은 전사적인 '체질 혁신'이 시급한 그룹 사정과도 무관치 않다.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조직 문화를 빠르게 개선할 리더가 필요했다는 관측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77조 1271억 원, 영업이익은 3조 53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9%, 27.2%씩 감소한 상황이다.

특히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철강 부문은 지난해 매출 63조 5390억 원, 영업이익 2조 5570억 원으로 10.06%, 20.98% 줄었다. 이차전지 소재 부문인 포스코퓨처엠(003670)은 지난해 매출 4조 7599억 원, 영업이익 359억 원으로 매출은 44.2% 늘었지만 재고 손실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78.4% 급감했다.

지난달 내정된 장 회장은 그동안 모태 사업인 철강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사업 투자도 지속하겠다는 로드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철강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수소환원제철 개발 등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이차전지 소재는 기존 투자 계획을 빠짐없이 집행하거나 추가 확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포스코홀딩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철강 부문 6조 7871억 원, 친환경 미래소재 부문(이차전지 소재) 9조 9328억 원, 친환경인프라 부문(포스코인터내셔널) 1조 105억 원 등 총 17조 7304억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그중 철강 3조 7760억 원, 미래소재 5조 1920억 원 등 절반 수준인 8조 4202억 원의 집행을 완료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주주서한에서 "그룹의 리더십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도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신임 회장도 이차전지 투자에 대한 속도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큰 방침"이라고 말한 바 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