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 인수의향서 오늘 마감…LCC 손잡고 '뒷배'도 등판

매각가 7천억에 부채 1조 안아야 할듯…후보군에 제주항공 등 5개 LCC 거론
실제 매각 완료엔 EU 승인 필요…"합병 대한항공과 경쟁할 수 있어야 적격"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터미널에서 14일 관계자가 화물을 옮기고 있다. 2021.12.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아시아나항공(020560) 화물사업부 매각 작업이 첫발을 내디딘다. 저비용항공사(LCC)가 단독으로 인수하기엔 체급이 큰 만큼 물류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경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UBS는 이날 오후 2시까지 인수 희망사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는다.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추진 중인 대한항공(003490)은 상반기에 입찰과 매수자 선정을 마치길 기대하고 있다. 화물사업부 매각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합병 승인 조건인 만큼 매수자를 선정하더라도 EU의 승인을 거쳐야 실제 매각이 가능하다. 화물사업부 매각 시점은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다.

EU 경쟁당국은 아시아나항공의 화주계약을 비롯해 슬롯, 운수권, 조종사 및 관련 인력이 모두 매각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명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11대의 대형기를 포함해 화물사업부 일체를 가져가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매각가 7000억 원 정도에 부채 1조 원도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본다.

기체가 노후화했고 벨리카고(여객기 하단을 활용한 화물운송)가 빠진 반쪽짜리 매각에도 슬롯·운수권에 화주와의 계약 승계까지 인수할 수 있어 인수측으로선 쉽게 몸집을 불릴 기회다.

현재 인수 후보군에는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이스타항공, 에어인천이 거론된다.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에어인천은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혔고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089590)은 공식 입장을 내진 않았다.

인수전에 뛰어든 이들 LCC는 모두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여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략적 투자자(SI)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HMM 인수에 도전했다가 불발된 LX그룹, 동원그룹 등이 물류기업으로서 SI 후보로 언급된다.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LCC 입장에선 물류기업과 손을 잡으면 장기적으로 해당 기업에 지분을 넘겨 자연스러운 엑시트(exit)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 대주주가 사모펀드다.

일각에서는 매각 흥행을 위해 외국 자본에 길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국토교통부는 "항공사업법에 따라 외국인이 대표로 있는 법인은 항공운송사업 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일축했다.

화물사업은 여객 운송과 별개로 항공운항증명(AOC)이 필요해 에어로케이와 이스타항공의 참여가 어렵다는 주장도 있는데, 국토부는 기업결합 관련 절차를 빠르게 처리한다는 입장인 만큼 이들 항공사가 적합한 후보로 판단된다면 문제가 될 가능성은 낮다.

결국 매각에는 EU 경쟁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조건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EU 경쟁당국은 앞서 대한항공이 제출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로의 화물기 대여 방안에도 선을 그은 바 있다. EU는 합병 대한항공과 경쟁이 가능한 회사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해야 한다는 단서를 기업결합 승인 조건에 달았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