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글로벌 재고에…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 2년만에 '적자 위기'

美, 中서 수입 모듈 물량에 반덤핑 관세 부과 앞두고 저렴한 물량 확보 움직임
7분기 연속 흑자행진 마감 가능성…"연내 美 카터스빌 공장 가동 후 반전 기대"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한화솔루션(009830)의 신재생에너지(태양광) 부문이 2년 만에 적자전환 위기에 놓였다. 태양광 모듈 시세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재고 소진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올해 적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1570억 원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적자를 1190억 원으로 예상했다.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크게 '개발자산/EPC(설계·조달·시공)'와 '모듈 및 기타'로 나뉜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2.3% 증가한 5682억 원이다. 1년 만에 89.9% 줄어든 595억 원의 영억이익에 그친 케미칼 부진을 만회했다.

올해 실적 급락 전망 이유는 모듈의 공급과잉에 있다. 지난해 미국 모듈 수입량은 53.8GW이다. 반면 신규 설치량은 32.7GW에 불과할 정도로 시중에 재고가 넘치고 있다. 미국이 동남아시아를 거쳐 수입한 중국 물량에 반덤핑 관세를 6월부터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전에 저렴하게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공급과잉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공급과잉은 시세 하락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모듈 가격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와트당 0.13달러로 전년 동기(0.25달러) 대비 반토막이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을 낸다면 2년 만에 적자전환이다.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이어진 7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마감하게 된다. 한화솔루션은 직접 적자전환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 22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공급과잉 심화에 따른 재고 증가와 비수기 영향으로 적자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실적의 또 다른 한축인 케미칼 부문이 부진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793억 원이다. 당장 시황 회복이 어려운 만큼 올해 1분기도 적자 성적표가 유력하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가격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한화솔루션은 연내에 가동하는 미국 태양광 카터스빌 공장 가동 이후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이곳은 태양광 밸류체인인 잉곳·웨이퍼·셀·모듈을 모두 생산한다. 또한 지난해 매출 2조497억 원을 내놓은 개발자산/EPC가 모듈 부진을 만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안식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올해 개발자산/EPC 매출 목표는 2조5000억 원"이라며 "연내 미국 카터스빌 공장이 본격 가동하면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