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날자 SK하이닉스 웃는다…차세대 'HBM3E'로 더 밀착
'SK 고객사' 엔비디아 4분기 매출 221억달러…젠슨 황 "AI 티핑포인트 도달"
엔비디아 AI 가속기 'H200'에 SK하이닉스 'HBM3E' 탑재 전망
- 강태우 기자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엔비디아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내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000660)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톡톡히 수혜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1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21억 달러(약 29조3731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265% 급증해 시장 예상치였던 206억2000만 달러(약 27조4060억 원)도 웃돌았다.
엔비디아 측은 AI 가속기인 'H100' 등의 판매 호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매출 전망도 시장 예상치(221억7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240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앞으로도 AI 반도체의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이유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 AI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급격한 성장 시작점)'에 도달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기업, 산업, 국가 전반에 걸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SK하이닉스에도 '엔비디아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날(22일) 하루 5.03% 급등했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돈독한 관계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초창기 HBM 시장에서부터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으로 AI 칩에 사용되는 GPU에 대거 탑재된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GPU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H100에 4세대 HBM인 'HBM3'를 공급 중이다.
추가 협력 전망도 밝다. 지난해 8월에는 엔비디아 실무진들이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HBM3 추가 공급에 대한 논의와 함께 5세대 HBM인 'HBM3E' 생산라인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진다.
엔비디아가 2분기 출시를 목표로 한 H100 후속 제품 'H200'에는 SK하이닉스의 HBM3E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조만간 HBM3E 양산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미 지난해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올 한해 10조 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HBM3E 시장 과점의 독점화가 강화돼 올해 2분기부터 급상승이 전망된다"며 "내년에는 HBM 캐파(생산능력) 할당을 요구하는 AI 밸류체인 업체들과의 얼라이언스, 파트너십 구축이 올해 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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