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세에 조카까지 '내우외환' 금호석화…경영 복귀 박찬구 회장 역할론

작년 영업이익 68.7% 감소…중국 증설과 경기침체 겹쳐
박철완 전 상무와 갈등 해결 숙제…최근 사모펀드 손잡고 재차 시끌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철완 전 상무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은퇴 선언' 반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박찬구 회장이 실적 위기에 빠진 금호석유화학(011780) 그룹을 되살리는 해결사 역할에 주력한다.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이 경기침체로 부진을 거듭하던 시기에 구원투수로 재차 등판했다. 3세 경영에 돌입한 장남 박준경 사장의 승계 지원 역할도 근접거리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6조3223억 원, 3589억 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20.7%, 68.7% 줄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에 시달렸다. 전체 실적을 이끄는 합성고무 부문의 영업이익은 968억 원으로 전년(3114억 원) 대비 68.9% 감소했다. 합성수지 부문은 60억 원의 연간 적자를 냈다. 전방 산업의 공장 가동률이 줄자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박 회장의 복귀는 실적 악화 시기와 맞물린다. 지난해 5월 회장에서 물러난 이후 반년 만인 11월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로 전격 복귀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금호석유화학과 일본 미쓰이화학이 지분 절반을 나눠 갖고 있는 법인이다. 계열사 대표이지만 사실상 그룹을 이끄는 총수 역할이다.

취업제한 규정에서 풀리면서 복귀가 가능했다. 박 회장은 배임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아 2025년 말까지 취업이 제한된 상태였다. 하지만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취업제한에서 벗어났다.

박 회장은 시황 부진 속 시장과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중국 시장 수요 전망이 어두운 만큼 공격적인 투자보단 보수적인 경영에 집중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일단 투자가 진행 중인 주력제품 NB라텍스 증설은 오는 2분기 마무리된다. 현재 71만톤에 23만6000톤이 추가된다.

박 회장은 3세 경영 승계를 돕는 역할도 맡는다. 장남 박준경 사장은 1978년생으로 지난 2022년 사내이사에 선임됐고 같은 해 12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지분은 박 회장(6.46%)보다 많은 6.91%다. 여동생 박주형 부사장 지분은 0.94%다.

최근 논란이 재차 점화된 조카 박철완 전 상무와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박 전 상무는 금호그룹 3대 회장인 고(故) 박정구 회장의 아들이자 박 회장의 조카다. 금호석유화학 지분 9.1%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박 전 상무는 이달 사모펀드와 손잡고 자사주 18% 소각을 요구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과거 여러 차례 삼촌인 박 회장과 이른바 '조카의 난' 갈등을 빚어왔지만 매번 표 대결에서 밀려 소득을 얻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박 전 상무 측은 공식적으로 아직 사내이사 선임과 같은 경영권 진입 요구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앞서 경영권 확보에 실패한 만큼 엑시트를 위한 주가 띄우기 행보란 해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