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發 발리' 신규 노선에 들뜬 LCC들…"이제 좀 싸게 가볼까"
국토부, 인니 운수권 28회 배분 예정…부산·청주·제주 등 출발 직항편
LCC 맏형 제주항공 수혜 가능성…에어부산·이스타항공도 도전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대한항공(003490)이 단독으로 운항하던 인도네시아 발리에 저비용항공사(LCC)가 뜬다. LCC 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인도네시아 노선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다만 인천~발리가 제외되며 소비자가 체감하는 고운임은 여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인도네시아와 항공협정에 따라 지방공항발 발리·자카르타와 인천~바탐·마나도 노선에 각각 주7회 운수권을 신규 배분할 예정이다.
그간 약 7시간을 비행하는 인천~발리 노선에서 직항편을 운영하는 국적사는 대한항공이 유일했다. 비행시간이 비슷함에도 아시아나항공과 경쟁 구도인 인천~자카르타 대비 편도 기준 두 배 가까운 고운임이어서 운수권 확대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지난해 여름부터 이어진 회담에서도 인천~발리 노선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대신 양측은 지방공항(부산·대구·청주·제주·무안·양양)에서 발리 간 직항편을 신설하고 성수기에는 양측의 지정 항공사가 공동운항편을 운항하는 경우에 한해 인천~발리 직항을 허용하기로 했다.
업계는 이번 회담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향후 배분될 운수권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아직 어느 공항에서 몇개의 운수권이 나올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김해공항(부산)발 발리 노선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가장 공을 들인 항공사는 LCC 맏형인 제주항공(089590)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북부 관광지인 마나도와 바탐에 전세기를 띄우며 현지와 스킨십을 늘렸고 차세대 항공기인 B737-8을 도입해 7시간에 달하는 운항 시간도 감당할 수 있다. 국토부가 2019년 대한항공 독점지역이던 몽골에 제2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020560)을 진입시켰다는 선례도 있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부산거점 항공사인 에어부산(298690)도 참전할 가능성이 크다. 차세대 항공기 A321neo가 있고 지역 항공사로서 지역 수요가 확실하지만 아시아나 합병 발 통합 LCC의 밑그림이 나오지 않았다는 불확실성이 단점이다. 통합 LCC의 주축이 될 진에어의 경우 대한항공 단독취항 노선에 대한항공 계열 LCC를 먼저 추가하기는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
대형기가 있는 티웨이항공(091810)과 에어프레미아도 잠재 후보지만 이들 항공사는 유럽과 미국에 아시아나항공의 대체항공사로 안착하는 게 우선이다. 티웨이항공은 대구공항이 거점이며 에어프레미아는 지방 노선이 없다. 이밖에 B737-8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이스타항공도 거점인 청주공항을 통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선 이번 증편으로 인천~발리 노선 운임이 낮아질지 미지수다. 통상적으로 '지정 항공사'는 운수권을 보유한 항공사를 의미하는데 국적사 중에는 대한항공 뿐이다. 대한항공의 운수권을 늘리는 것은 기존의 독점 체재를 강화하는 것인 만큼 LCC의 진입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아직 지정 항공사에 대한 국토부의 가이드라인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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