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분리하고 티웨이 파견가고…합병發 인력이동 가시권

EU 합병 조건에 화물사업부 매각·티웨이 유럽행 지원…상반기 사전작업 예상
관련 직원들 불안감 해소 관건…대한항공 "고용 유지, 처우보장"

13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대한항공 항공기 앞을 지나고 있다. 2024.2.1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업결합이 마지막 문턱을 남겨놓게 되며 양사의 인력 이동 문제도 점차 현실화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대한항공의 저비용항공사(LCC) 지원 과정에서 예상되는 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이 관건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티웨이항공의 유럽 4개 노선 진입 지원을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대상에는 화물기, 슬롯, 운수권, 조종사 및 직원 등이 모두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이 인원이 조종사와 일반직을 포함해 약 8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화물사업부 매각 시점은 마지막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이 끝나고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이후인 만큼 상반기 내에 사전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고용승계 및 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됐다.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지난해 입장문을 내고 "가장 큰 문제는 중요한 전제조건인 고용 안정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화물사업부 임직원 포함 아시아나항공의 근로관계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해지, 변경, 중단 또는 정지하거나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거래종결일의 그것보다 불이익하게 변경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협상에서 직원 고용 유지와 처우 보장을 전제조건으로 내걸 방침이라는 것이 대한항공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인력 이동과 관련해)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며 "실제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은 미국의 승인을 받은 이후고 EU의 승인도 필요한 만큼 어떤 식으로 인원이 설정될지 파악해 추후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LCC 지원계획을 구체화하면서 불거질 수 있는 내부 반발을 다독여야 한다. 대한항공은 자력으로 유럽 4개 노선 취항이 어려운 티웨이항공(091810)에 A330-200 5대와 관련한 100여명의 조종사 등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은 하반기부터 유럽 노선에 취항한다.

통상적으로 조종사들은 소형기·대형기 부기장에서 경력을 쌓고 소형기·대형기 기장으로 승진하는 커리어 방향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에 잔류할 때 거쳐갈 수 있는 커리어에 변동이 생기게 되는 것"이라며 "불안감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결국 대한항공의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사가 포함된 국내 최대 조종사 단체인 한국민간조종사협회도 지난해 이와 관련해 "타의에 의해 소속 회사가 변경될 가능성에 매우 불안해하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