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 유럽 넘은 대한항공…마무리까지 남은 숙제는

유럽 4개 노선에 티웨이항공 진입…대한항공 기체·인력 지원할듯
화물사업부 매각은 EU 승인절차 거쳐야…LCC·물류회사 물밑작업 예상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가 지나고 있다. 2023.12.2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며 남은 심사국이 미국 한곳으로 줄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유럽노선 진입을 위한 대한항공의 후속조치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려는 후보자들의 물밑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3일 EU 경쟁당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기업결합 심사를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유럽 4개(독일 프랑크푸르트·스페인 바르셀로나·이탈리아 로마·프랑스 파리) 노선에서 티웨이항공(091810)을 대체 항공사로 선정했으며 하반기부터 진입시켜야 한다.

이미 티웨이항공은 지난 1월부터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공항 직원을 모집하는 등 유럽 4개 노선에 동시에 취항하기 위한 사전 조치를 진행해왔다. 다만 현재 보유한 A330-300으로는 유럽 서부인 프랑스 파리나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취항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대한항공 지원이 필수다.

이에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에 A330-200 5대와 조종사 등의 인력을 지원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4개 노선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업법에 따라 운수권 양도를 위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 간의 항공기 운항 횟수를 뜻하는 운수권은 정부가 항공사에 대여하는 개념이다. 대한항공이 국토부에 운수권을 자진 반납한 후 국토부가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운수권을 재배분하는 형태가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매각을 위한 입찰 및 매수자 선정 등을 진행한 후 선정된 매수인에 대한 EU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실제 매각을 추진한다. 이는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고,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진행된다.

현재로서는 LCC 1위인 제주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미국노선을 대체할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그리고 화물전문 에어인천 등이 인수후보로 이름을 올린다.

당초 LCC가 화물사업부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된 이유는 비(非)항공사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면 항공사업법에 따라 국제선에서 여객과 화물 노선을 운항하기 위한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별도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LCC는 이미 면허가 있어 인수작업이 수월하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최근에는 HMM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LX그룹 등이 LCC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거나 물류회사가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 역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가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항공사가 아닌만큼 면허 발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LCC의 손을 잡지 않은 물류회사의 단독 입찰 역시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의미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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