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없는 연초, 푹 꺾인 전기차…그래도 신차는 쏟아진다

1월 전기차 2531대 판매…보조금 공백에 전월比 80%↓
현대차 아이오닉7·기아 EV3…벤츠·BMW도 전기차 물량공세

2023 기아 EV 데이(기아 제공)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연초 보조금 공백으로 지난달 국내 전기차 신차 판매가 직전월보다 80% 줄었다. 다만 이런 부진과 별개로 완성차 업체들은 일관된 전동화 전략을 펼치고 있어 국산차와 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올해 전기차 신차가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등록된 신차(수입차 포함)는 14만4291대로 지난해 12월보다 10.3%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기차 등록대수(2531대)는 80.0% 감소했다. 전체 신차 등록대수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2월 9.7%에서 지난달 1.8%로 줄었다.

전기차 판매가 급감한 배경은 전기차 보조금의 공백 때문이다. 환경부는 매년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변경해 발표하고 이에 따라 지자체별로 보조금 규모를 확정하는데,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연초에는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아 전기차 수요가 줄어든다.

그만큼 아직 전기차 시장은 보조금 영향이 절대적이고, 비싼 가격과 충전 문제 등으로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신차를 끊임없이 출시하고 있다.

이는 탄소 중립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가운데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대비한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기술이 점차 발전하고 있고 충전 인프라도 확대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전기차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향후 전기차 대중화 시대에 도태될 수 있다.

현대자동차(005380)의 경우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를 통해 2032년까지 전동화에 35조80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 전기차를 200만대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는 모든 세그먼트를 포괄하는 전기차 라인업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3열 대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아이오닉7과 경형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한다. 기아(000270)는 올해 상반기 중 소형 전기 SUV EV3을 선보인다. 신차가 출시되면 현대차·기아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체급별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GM한국사업장(한국GM)도 올해 전기차 신차 2종을 공개한다. 먼저 상반기 GM 산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의 전기 준대형 SUV '리릭'을 먼저 출시하고, 쉐보레의 중형 전기 SUV 이쿼녹스EV도 선보인다.

KG모빌리티(003620)는 지난해 9월 토레스EVX를 출시한 데 이어 토레스 기반의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 양산을 하반기 시작할 계획이다.

수입차 브랜드도 의욕적으로 전기차 신차를 출시한다. 벤츠는 마이바흐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SUV인 '마이바흐 EQS SUV'와 G클래스 최초의 전동화 모델인 전기 구동 G클래스를 하반기에 출시한다.

BMW는 2분기 쿠페형 SUV X2 기반의 iX2와 산하 브랜드 미니의 컨트리맨 일렉트릭을 선보인다.

볼보는 올해 상반기 출고되는 순수 전기 SUV EX30 판매에 주력하면서 플래그십 전기 SUV EX90도 하반기 출시할 전망이다.

SUV 전문 브랜드 지프도 첫 순수전기차 '어벤저'를 올해 선보인다. 기존 지프 차종보다 저렴한 5000만원대 가격 책정이 전망된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