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좌석도 뒷좌석도 즐겁다…넷플·유튜브 달고 온 신형 G80[시승기]

제네시스 대표 세단 'G80' 4년만에 부분변경 모델 출시
큰 디스플레이에 탁월한 사운드…부드럽지만 다소 둔한 주행 성능

제네시스의 준대형 세단 G80의 3세대 부분변경 모델.ⓒ 뉴스1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G80은 제네시스의 얼굴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40만대 이상 팔리며 제네시스의 누적 100만대 달성을 이끌었다. 최근 GV70과 GV80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라인업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표 모델은 준대형 세단 G80이다.

2020년 출시한 3세대 G80이 지난해 12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돌아왔다.

3세대 부분변경 G80은 실외 디자인보다는 실내 편의성 등 상품성을 크게 개선한 게 특징이다. 앞좌석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물론 뒷좌석에도 개별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차량 탑승객 모두가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4~25일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신형 G80을 시승했다. 시승차는 G80 가솔린 3.5 터보로 사륜구동(AWD) 풀옵션 모델이다.

신형 G80의 첫인상은 익숙함이다. 부분변경 모델인 만큼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렵다.

제네시스는 호평받은 전작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정체성을 더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의 얼굴인 전면부 방패 모양 크레스트 그릴은 이중 메시 구조로 더욱더 단단한 모습을 연출했고, 두 줄 헤드램프는 MLA(Micro Lens Array) 기술을 통해 더 세련됨을 선사했다. 이 밖에 측면부의 더블 스포크 20인치 휠과 후면부의 크롬 트림과 히든 머플러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제네시스 신형 G80 실내. ⓒ 뉴스1 이동희 기자

확 달라진 점은 문을 열면 알 수 있다.

먼저 계기판 클러스터와 중앙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합친 27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맞이한다. OLED 디스플레이는 확실히 더 선명했다. 낮과 밤 언제든 부족함이 없었다. 이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취향에 따라 2분할 또는 3분할로 선택할 수 있다.

OLED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달리 센터페시아는 클래식과 미래 그 중간쯤이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겠지만, 공조 버튼 등 아날로그 버튼은 여전히 많은 편이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둘러싼 앰비언트 조명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다.

신형 G80 실내의 가장 큰 변화는 뒷좌석이다. 운전석과 조수석 뒤편에 각각 14.6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

뒷좌석 탑승객들은 이 화면을 통해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을 즐기는 '차세대 제네시스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옵션)을 이용할 수 있다.

제네시스의 준대형 세단 G80의 3세대 부분변경 모델 후면부. ⓒ 뉴스1 이동희 기자

시승차에 동승한 자녀는 뒷자리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상을 즐겼고, 이 때문에 도착지에서 하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전용 리모컨이 있으며, 두 모니터는 서로 다른 영상을 틀 수 있어 화면 쟁탈전을 벌일 일도 없다. 사운드 역시 개별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연결하면 오롯이 혼자 즐길 수 있다.

뱅앤올룹슨 스피커와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은 듣는 즐거움도 선사했다. 외부 소음과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어 창문을 닫고 음악을 틀면 어디서든 공연장이 됐다.

제네시스 G80 부분변경 모델에 탑재된 뒷좌석 디스플레이.ⓒ 뉴스1 이동희 기자

주행 성능은 안정적이고 부드럽다. 특히 방지턱을 넘을 때 진가를 발휘했다. 기본 서스펜션 사양으로 적용한 '주파수 감응형 쇽업소버' 때문이다. 이 기술은 서스펜션 구조 내 부시의 형상을 최적화하고, 속도와 노면 상태에 따라 타이어에 다르게 전달되는 주파를 활용해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완화한다. 동급의 다른 경쟁 모델보다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제공했다.

다만 너무 안정적이고 부드러움의 반작용인지 응답성은 조금 아쉽다. 3.5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시승차는 최고 출력 380마력(ps)과 최대 토크 54kgf·m의 성능을 발휘해 가속 성능은 준수했으나, 민첩한 움직임은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주행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등이 있지만 모드별 차이점은 크지 않았다.

공인 연비(복합)는 리터(L)당 8.3㎞다. 이틀간 주행 후 실제 연비는 공인 연비보다 조금 더 높은 8.6㎞/L를 기록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