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AI로 통한다"…CES 결산 키워드 'A·A·A' 나머지 둘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나흘 일정 마치고 12일 폐막
산업 경계 뛰어넘는 AI…모빌리티 '삼국지'·분주했던 총수 발걸음도 눈길
- 강태우 기자, 한재준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강태우 한재준 기자 = 올해 CES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인공지능(AI)이었다. 산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빌리티(Automobile)와 불확실성 속에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기업 총수들의 발걸음(Act)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트리플 A(A.A.A)'로 요약되는 CES였다.
트리플 A는 이달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를 더 빛나게 했다.
12일 올해로 57돌을 맞는 'CES'가 막을 내렸다. 올해 CES는 참가 업체의 규모나 관람객 수로 보면 코로나19 직전인 2020년(161개국, 4500여개 기업, 18만명 방문)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평가다.
CES의 한국 공식 에이전트인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는 CES 2024에 150여개국·총 4100여개 이상의 업체들이 참석하고, 관람객 수도 13만명을 훌쩍 넘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국가별 참가 기업은 미국(1148개), 중국(1104개), 한국(772개) 순으로 많았다.
◇"올해 CES는 AI가 다했다"…너도나도 AI 기술 전쟁
CES 2024는 그야말로 인공지능(AI) 박람회였다. 세계 각국 기업들이 선보인 다양한 산업군의 제품들에 AI 기술이 빠지지 않았다. 이를 반영한 듯 CTA는 혁신상 부문에 AI를 추가했다.
CES의 메인 이벤트인 기조연설의 주요 키워드도 AI였다. 단순한 AI가 아닌 기기 안으로 들어온 온디바이스 AI의 미래에 주목했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연결 없이 스마트폰, 노트북 등 단말에서 직접 생성형 AI 모델 동작이 가능하도록 한 기술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된 스마트폰, PC, 자동차의 미래를 화두로 던졌다. 팻 겔싱어 인텔 CEO도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된 PC는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각국 기업이 기술력을 뽐내는 전시관에서도 주인공은 AI였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각각 가정용 AI 로봇인 '볼리'와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과 벤츠는 AI 기반 음성인식 기능을 선보였다.
AI 기술은 건설·농기계까지 영역을 넓혔다. 두산(000150)그룹의 소형장비 기업 두산밥캣(241560)은 생성형 AI 시스템을 탑재한 무인 굴절식 트랙터 'AT450X'로 이목을 끌었다. HD현대(267250)는 AI와 머신러닝 기술 기반의 무인 자율화 건설현장(Autonomous Site)과 자체 개발 AI를 탑재한 무인 굴착기를 전시관 전면에 내세웠다.
반도체 업체들도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별도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AI 시대를 이끌 클라우드용 솔루션 HBM(고대역폭메모리)3E '샤인볼트'와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겨냥한 메모리 제품을 전시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12년 만에 CES 현장에서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고객 특화 AI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맞춤형 메모리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빠지지 않은 '모빌리티'…'韓·中·日' 삼국지 펼쳐졌다
모빌리티 트렌드는 올해도 이어졌다. "이제 CES는 가전이 아닌 모빌리티(Automobile) 박람회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번 행사에는 전체 참여 업체 가운데 10%가 모빌리티 업체로 추정된다.
특히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 벤츠, BMW, 혼다 등 전통의 완성차 회사는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부스를 마련했다.
LG전자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LG 알파블'을 최초 공개해 큰 관심을 끌었다. 하이센스, TCL 등 중국 업체들도 올해 CES에서 처음 차량 목업 안에 오토 디스플레이·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 부품)을 전시했다.
일본 업체들 협업 사례도 눈에 띄었다. 소니는 혼다와 공동 개발한 전기차 '아필라'를 행사장 입구에 배치했다. 일본 프리미엄 자동차업체 인피니티와 '사업 동맹'을 맺은 파나소닉은 자사의 오디오·스피커 시스템을 장착한 인피니티의 2025년형 QX80을 전시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현대모비스(012330), 슈퍼널, 제로원 등 5개 전시관을 마련했다. 그 규모만 6437㎡로 국제 경기 규격의 축구장 1곳의 크기와 맞먹는다. 현대차는 수소 에너지 생태계 완성과 소프트웨어 중심 대전환을 소개했다.
◇"미래 먹거리 어디 있나?"…발 벗고 뛴 재계 총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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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에서는 미래 먹거리를 찾는 재계 총수들의 고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개막 전부터 라스베이거스로 날아와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개막 하루 전인 8일 지멘스의 기조연설을 직접 듣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롤랜드 부시 지멘스 CEO와 별도의 만남 없이 청중의 한 명으로 발표를 경청했다. 부시 CEO는 산업 공정에 쓰이는 산업용 메타버스 기술을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개막 전 열린 현대자동차 미디어 데이를 직접 챙기는 한편 개막 당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전시관을 방문하며 협업 기회를 모색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소프트웨어 '포티투닷'은 삼성전자와 CES 기간 중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AI 기반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플랫폼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기조연설자로 나서 하드웨어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CES 기간 중 HD현대 전시관에 상주하며 협력사를 찾는 데 주력했다. 정 부회장은 10일 취재진을 만나 "건설기계 북미 파트너들이 굉장히 많이 왔다.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4년 만에 CES 현장을 찾아 삼성전자, LG전자, 벤츠, 모빌아이, 마그나 등 국내외 글로벌 모빌리티 관련 기업을 찾고, 두산의 반도체·전자 소재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자율주행, 전장 분야 최신기술 트렌드를 유심히 살폈다.
한편 올해 CES의 분위기는 지난해와 비교해 사뭇 달랐다. 작년은 2020년 이후 3년 만에 제대로 된 CES였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쓴 관람객들이 대다수였다면, 이번 행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더불어 지난해 9월 호텔과 카지노 사이에 들어선 세계 최대 규모 구형 공연장 '스피어(Sphere)'가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면서 CES 행사 또한 덩달아 활기를 찾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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