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반등' 삼전·하이닉스 시총 1년새 200조 '껑충'…나란히 1·2위

상장사 시총 합계 2503조원으로 24.5% 증가…'1조 클럽' 31곳 늘어난 259곳
증가율 1위는 포스코DX '1041%'…SK그룹, '2위' LG그룹 바짝 추격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지난 1년간 국내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시총)이 50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증가액 1, 2위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나란히 차지했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치고 반등을 시작하면서 주가가 뛰어 두 회사의 시총만 200조원 가깝게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시총 2위까지 올랐다.

1년간 시총 증가율로 따지면 1000%를 넘긴 포스코DX가 1위다. 이른바 '1조 클럽'에 가입한 상장사는 259곳으로 1년간 30곳 이상 늘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3년 1월 초 대비 2024년 1월 초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주식종목은 우선주를 제외한 2607곳이며 지난해 1월2일과 올해 1월2일 시총 변동 금액과 순위 등을 비교했다.

2023년 1월초~2024년 1월초 국내 상장사 주식종목 시가총액 증가액 순위(한국CXO연구소 제공)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시총 합계는 지난해 1월 2일 2011조원에서 올해 1월 2일 2503조원으로 1년만에 492조원(24.5%) 증가했다.

시총 1조원이 넘는 '1조 클럽'은 228곳에서 259곳으로 31곳 늘었다. 시총이 1조원 넘게 증가한 곳은 66곳이다. 이 중 8개 상장사는 10조원 넘게 늘었다. 1위인 삼성전자의 시총은 지난해 초 331조3229억원에서 올해 초 143조8717억 증가한 475조1946억원을 기록해 가장 많이 불어났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55조1097억원에서 103조6675억원으로 48조5577억원 늘어 증가액 2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시총 증가액만 1년간 192조4300억원에 달한다.

이어 에코프로비엠은 9조1346억원에서 27조7266억원으로 18조5920억원 외형이 커졌다. 이 외에도 △포스코홀딩스(18조2673억원↑) △기아(14조3096억원↑) △에코프로(14조2153억원↑) △포스코퓨처엠(12조4328억원↑) △셀트리온(11조3634억원↑) 등의 시총이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시총이 1조원 넘게 내려앉은 곳은 18곳이다.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삼성SDI다. 지난해 41조3962억원에서 올해 32조1130억원으로, 9조2832억원 이상 빠졌다. 이어 △LG화학(7조8004억원↓) △LG생활건강(5조7162억원↓) △엔씨소프트(4조2041억원↓) △LG에너지솔루션(3조861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조 7046억원↓) △F&F(2조187억원↓) 순이다.

2023년 1월초 vs 2024년 1월초 국내 상장사 주식종목 시가총액 톱20(한국CXO연구소 제공)

시총 톱 100 순위도 요동쳤다. 16개사는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인 곳이 포스코DX다. 지난해 시총 순위는 245위였는데 올해 38위로 무려 207계단 뛰었다.

또한 △한미반도체(205위→64위) △금양(178위→63위) △한화오션(137위→51위)△에코프로(103위→19위) △코스모신소재(160위→85위) △포스코인터내셔널(105위→39위) △알테오젠(135위→84위) △한진칼(118위→75위) △한화시스템(140위→98위) △현대오토에버(107위→71위) 등이 100위 안에 진입했다.

반면 95위였던 에스디바이오센서는 198위로 밀려났다. 팬오션(96위→150위), 카카오게임즈(82위→143위), 한국가스공사(93위→135위) 등도 1년 새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시총 상위 20곳으로 좁혀보면 삼성전자(1위)와 네이버(8위)를 제외하고 모두 자리가 뒤바뀌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시총 100조원을 돌파하며 2위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초에는 4위였다. 현대차도 7위에서 5위로 올라 다섯손가락 안에 들었다. 포스코홀딩스(11위→6위)와 셀트리온(12위→10위)은 톱10 명단에 들었다. 에코프로비엠은 38위에서 12위로, 에코프로는 103위에서 19위로 진격했다.

시총 2~3위였던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3위, 4위로 한 계단씩 내려앉았다. LG화학은 5위에서 9위로 4계단 하락했다. 10위였던 카카오는 14위로, 삼성SDI는 6위에서 11위로 뒷걸음질쳤다.

2023년 1월초~2024년 1월초 국내 상장사 주식종목 시가총액 증가율 순위(한국CXO연구소)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주식종목 중 증가율 100%를 넘긴 곳은 32곳이다. 그중 포스코DX의 시총 증가율은 1041%로, 1년 새 1000% 이상 퀀텀점프했다. 이어 △루닛(540.9%↑) △TCC스틸(520.2%↑) △레인보우로보틱스(516.9%↑) △에코프로(512.6%↑) 순이다.

국내 주요 그룹별로는 올해 시총 100조원(우선주 포함)을 넘긴 곳은 삼성, LG, SK, 현대차 등 4곳이다. 삼성은 561조2237억원에서 718조1455억원으로 1년 새 156조 9218억원 이상 늘어 4대 그룹 중 시총 증가액이 가장 많았다.

LG그룹의 시총은 203조9065억원에서 190조2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2위 자리는 지켰다. SK그룹은 123조1645억원에서 179조6757억원으로 1년 만에 45.9%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호전 등을 감안해 LG와 SK의 시총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현대차그룹도 104조5004억원에서 138조1219억원으로 1년 새 33조6215억원 늘었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하는 IT 관련 종목들의 시총이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이러한 상승 흐름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