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피말리는 中 증설…'5천만톤 돌파' 에틸렌 "더 늘린다"

미국 제치고 2년 연속 글로벌 생산 1위…2026년 5600만톤까지 증가 예측
中 자급률 확대에 국내업체 수출 급감…유럽·인도 시장서 돌파구 모색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세계 최대 석유화학 소비국으로 불리는 중국의 에틸렌 연간 생산능력이 미국을 따돌리고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엔 세계에서 처음으로 5000만톤을 돌파했다. 앞으로 추가적인 증설이 예고된 만큼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실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한국수출입은행의 '석유화학산업 현황 및 3대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의 에틸렌 연산은 5174만톤으로 2위 미국(4583만톤)을 제치고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기초유분이다. 다양한 플라스틱과 합성고무 생산에 필요한 원료다.

중국의 에틸렌 연산은 지난 2018년 2565만톤에서 해마다 빠르게 늘었다. 2022년 4580만톤으로 미국을 따돌리고 글로벌 1위에 올랐다. 1년만에 다시 세계 최초로 연산 5000만톤 이상을 구축하며 2위 미국과의 생산능력 격차를 벌린 것이다.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의 경우 지난 2018년 946만톤에서 지난해 1280만톤으로 증가했다. 대표 기업인 LG화학(051910)과 롯데케미칼(011170)의 국내 에틸렌 연산은 각각 330만톤, 233만톤이다.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은 한국 석유화학 수출국 구조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10년 48.8%에 달했던 중국 비중은 2023년 기준 36.3%로 12.5%p 하락했다. 중국이 자급률을 확대한 이후 한국 수입 물량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줄어드는 중국 수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유럽과 인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시장 개척 움직임에 돌입했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지난 2005년 석유화학제품 판매법인을 세우고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500억원을 투자해 유럽 고객솔루션(CS)센터를 열었다. 고객사를 대상으로 제품 개발,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등 종합적인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현지 시장 확대 노력은 수출국 다변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유럽 수출 비중은 17.9%로 전년(14.95%) 대비 약 3%p 늘었다. 같은 기간 인도 비중은 5.5%에서 6.7%로 증가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유럽 석유화학 공장은 국내와 비교해 노후화됐고 소규모 형태"라며 "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갈수록 자급률이 하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증설은 내수뿐 아니라 수출 확대를 위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에틸렌 연산은 오는 2026년까지 5601만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연산은 지난해 4583만톤에서 오는 2026년 4623만톤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증설 속도가 수요 증가 예측을 상회한다는 점이다. 지난 5년간 세계 에틸렌 연산은 4500만톤 증가했다. 반면 수요 증가는 2600만톤에 머물러 있다. 중국의 에틸렌 설비 가동률이 여전히 80%대에 머물러 있는 이유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원료부터 제품까지 밸류체인을 갖춰가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신시장 개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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