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다음 세일리스트…말레이 '천궁'·루마니아 '능동방호체계'
국방기술진흥연구소, 국가별 조달계획 따른 수출품목 제안
말레이시아·루마니아, 군 현대화 추진…韓과 우호협력 관계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글로벌 방산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가별 맞춤형 수출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말레이시아, 루마니아 등 국가별 국방조달계획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수출 품목을 추천했다. 세계 시장에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입증받은 국산 무기체계들의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루마니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캐나다 등 국가별 해외국방조달시장 가이드북에서 국방비 예산과 획득 전망을 분석하고 수출 추천품목을 제안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루마니아는 적극적으로 군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어 획득수요가 많고 국내 기업이 수출을 추진 중이거나 성사한 사례가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의 경공격기 FA-50 18대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이를 계기로 양국 국방장관이 회담하고 국방·방산 협력을 격상하기로 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다.
군 현대화 작업을 수행 중인 말레이시아는 2032년까지 362억달러 규모의 획득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소는 "말레이시아는 레이피어, 안자-2, 9K38 이글라 등 지대공 미사일을 운용하고 있고, 이를 대체하기 위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도입이 예상된다"며 2032년까지 2억308만달러 규모의 지대공 미사일 시장소요를 예측했다.
천궁-II는 탄도탄 및 항공기 공격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201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LIG넥스원(발사체)·한화시스템(레이더)·한화에어로스페이스(발사대) 등이 협력·개발했다.
천궁-II는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고 정부와 업계의 공조 아래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 2조600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이 체결됐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천궁-II 도입에 높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079550)도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등 동남아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방산전시회 '리마 2023'에서도 천궁-II를 주요 품목으로 전시했다.
루마니아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현행 2% 수준에서 2.5%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군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2032년까지 주요 획득 규모는 399억달러로 전망된다. 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인 신형 자주포 도입 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로 입찰했으며, 1분기 내 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연구소는 향후 추천 수출 품목으로 △해상 원격통제무기체계(RCWS) △상황인식시스템(SAS) △능동방호체계(APS) 등을 제안됐다.
능동방호체계 사업규모는 4억9600만달러로 전망됐다. 능동방호체계는 전차 등 지상전투체계에 대한 미사일, 로켓 등 위협이 장갑에 도달하기 전 미리 감지해 요격하는 체계다. 구체적으로 △능동형위상배열(AESA) 화력통제레이더 활용 △단파 및 중파 적외선 추적장비 탑재 △소프트킬(무력화) 및 하드킬(직접 파괴) 기능 등이 요구된다.
국내에서는 한화시스템(272210)이 지난해 연구소와 약 360억원 규모의 '차세대보병전투차량 다중 위협체 대응 지능형 능동방호 기술' 과제 계약을 체결하고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소는 "루마니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래식 무기 확보를 가속하고 있고 향후 10년간 전차・장갑차 획득예상 규모는 약 930대, 65억달러에 이른다"며 "능동방호체계는 자체개발보다 국외도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그 시장성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준비된 시기에 사업이 공고되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소는 필리핀은 야간투시경, 캐나다는 단거리 방공 레이더와 단거리 방공 조준경 등을 수출 추천품목으로 꼽았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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