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장기화·주요국 선거·보호주의 심화…"새해도 통상환경 불확실"

무협 '2024 글로벌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

한국무역협회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전쟁의 장기화와 회복 지연, 미국 등 주요국에서 치러지는 선거, 보호주의 심화 등으로 새해에도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8일 '극한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라, 2024년 글로벌 통상 환경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발발 2년이 가까워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뚜렷한 전황의 변화가 없는 가운데 점차 소모전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 46개국의 경제 제재와 러시아의 보복 조치가 이어지고 있어 종전이 되더라도 무역과 투자 정상화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휴전 모두 부담을 안고 있고, 가자지구 분쟁 발발로 국제 사회 관심이 분산됐다. 서방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한 자리에는 중국 자본이 침투하고 있어 전쟁이 끝나더라도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국제 경제 영향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이지만, 후티 반군의 수에즈 항로 공격 등으로 해상 운송과 물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갈수기로 파나마 운항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에즈 운하의 통항 불안이 길어지면 물류비 부담 증가, 납품 지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내년에는 미국‧EU‧일본‧대만‧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리더십 교체를 놓고 선거가 치러진다. 선거 승리를 위해 자국 중심적 색체의 공약이 발표되고 있어 무역 환경은 더욱 혼탁해질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대중국 강경 기조와 미국 우선주의적 입장을 갖고 있어 미국발 통상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EU에서는 기후 대응 외에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과 EU는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 분산, 국내·역내 산업 육성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중국의 보복 조치 등으로 인해 중국과의 무역 규모는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공급망 분리 속 인도와 광물 보유 신흥국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전략적 가치 제고 노력이 잇따르고 있으나, 자국 내 공급망 생태계 구축이 미진해 중국을 대체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 1월부터 첫 내재 배출량 보고가 실시되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미-EU 간 '지속가능한 철강 및 알루미늄 협정(GSSA)' 논의 지속 등 탄소 통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고, 보호주의 조치 확대로 기업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