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끝판왕'의 이유 있는 인기…포르쉐 타이칸 4S[시승기]

911 연상 스포츠카 외관에 패밀리카 수준의 실내 활용성
75년 역사 포르쉐 레이싱 기술 집약…올해 국내서 1500대 팔려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 4S' ⓒ 뉴스1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독일의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첫 전기차 '타이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약 4년이 흘렀다. 튀르키예어로 '기운찬 젊은 말'이라는 뜻인 타이칸은 포르쉐 로고 속 말을 의미한다. 포르쉐는 시판 전기차 '끝판왕'으로 불리는 타이칸을 앞세워 글로벌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서는 2020년 하반기 첫 출시 이후 매년 세부 모델을 확대했다. 포르쉐코리아는 현재 제원에 따라 △타이칸 △타이칸 4 크로스 투리스모 △타이칸 4S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타이칸 GTS △타이칸 터보 △타이칸 터보 크로스 투리스모 △타이칸 터보S 등 8개 모델을 판매 중이다.

최근 타이칸을 수도권 일대서 시승했다. 시승차는 2024년식 타이칸 4S 모델이다. 가격은 21인치 휠, 포르쉐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 스포츠(PDCC Sport), 파노라믹 루프 글라스,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등 옵션을 추가해 2억2530만원이다. 기본 판매가격은 1억5570만원이다.

포르쉐의 타이칸 4S 주행 모습.(포르쉐코리아 제공)ⓒ 뉴스1

외관은 여전히 아름답다. 최근 자동차 디자인 변경 주기가 짧아지면서 2~3년만 흘러도 '올드'해 보이는 시대에 포르쉐 타이칸은 특유의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더 과감해진 전면과 뒤쪽 펜더 디자인 그리고 날렵한 실루엣은 포르쉐 하면 떠오르는 스포츠카 911을 연상시킨다. 크기는 전장 4965㎜, 전폭 1965㎜, 전고 1380㎜다. 휠베이스(축간 거리)는 2900㎜다. 911보다는 크고 파나메라보다는 조금 작다.

4인 가족이 탑승했을 때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좁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2열에는 카시트를 연결 고정하는 아이소픽스(ISOFIX)도 있어 '패밀리카'로도 활용할 수 있다. 뒷좌석 중앙에 수납공간이 있어 5명이 타기는 어렵다. 자동차 앞쪽 트렁크인 프렁크(84L)와 뒤쪽 트렁크(407L) 등 수납공간도 마련했다.

운전석 문을 열고 자리에 앉았다. 따로 버튼(스티어링 휠 좌측에 있다)을 누르지 앉아도 자동으로 시동이 걸린다. 물론 전기차이기 때문에 내연기관 특유의 배기음이 들리지는 않는다. 취향 차이지만 내연기관 '감성'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포르쉐 타이칸 4S 실내.(포르쉐코리아 제공)ⓒ 뉴스1

가속 페달을 밟았다. 2.2톤이 넘는 육중한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출발했다. 주행 모드는 레인지(Range), 노멀(Normal), 스포츠(Sports), 스포츠 플러스(Sports Plus), 인디비주얼(Indivisual) 등 5가지를 사용할 수 있다. 시승 내내 스포츠 또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달렸다.

주행 성능은 압도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93.4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4초다. 최고 속도는 250㎞/h다. 텅빈 공터에서 차가 총알같이 튀어 나가는 '론치 컨트롤' 기능도 체험하며 스포츠카를 만끽했다.

2초대 제로백을 자랑하는 전기차가 등장한 시대에 타이칸의 직선 주행은 특별한 장점이 아니다. 타이칸은 굽은 길에서 '포르쉐가 만든 전기차'라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 전자식 댐퍼 컨트롤, PDCC 등 특유의 보디 컨트롤 기술로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제공했다. 75년 역사를 지닌 포르쉐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레이싱 대회에서 기술력을 쌓았고, 그 노하우를 타이칸에도 접목한 결과다.

포르쉐의 타이칸 4S 주행 모습.(포르쉐코리아 제공)ⓒ 뉴스1

시승 기간 추운 날씨로 주행거리 등 걱정이 든 게 사실이지만 우려보다는 덜했다. 고성능 전기차지만 다른 일반 전기차 수준의 배터리 효율을 보여줬다. 타이칸의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89㎞(퍼포먼스 배터리 모델 기준 251㎞)다.

타이칸은 800V 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빠르게 충전이 가능한 DC(직류) 에너지를 활용해 5분의 충전으로 최대 1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최적의 조건에서 최대 270kW 고출력으로 22분30초 만에 배터리 잔량 5%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는 게 포르쉐 측 설명이다.

타이칸은 올해 포르쉐코리아의 판매 실적에 쏠쏠한 보탬이 됐다.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1~11월 1만442대를 판매하며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연간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 가운데 타이칸의 판매량은 1493대로 카이엔(4440대), 파나메라(1738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