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석유화학…LG화학은 '안정' 롯데케미칼은 '인적쇄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3대 신성장동력 추진 가속페달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용퇴…이훈기 사장 신규 선임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신임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국내 석유화학을 이끄는 LG화학(051910)과 롯데케미칼(011170)의 1957년생 동갑내기 수장의 운명이 엇갈렸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자리를 지키고 3대 신성장(전지소재·친환경소재·혁신신약) 동력 추진을 이어간다. 반면 롯데케미칼의 김교현 부회장은 용퇴를 결정하고 후임 이훈기 사장에게 바통을 넘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전날(6일) 2024년 임원 인사를 통해 이훈기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사장)을 롯데케미칼 대표이자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로 선임했다.

이 신임 대표는 1967년생으로 지난 1990년 그룹 기획조정실로 입사했다. 2010년 롯데케미칼 기획부분장을 지낸 만큼 석유화학 산업의 이해도가 높다. 2020년부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을 맡아 그룹의 M&A(인수합병)와 미래 신사업 발굴을 총괄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 내 증설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부진에 빠져 있다.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 281억원을 내고 5개 분기 연속 적자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석유화학 매출 비중이 높아 확실한 실적 개선을 장담하긴 어렵다. 2년 연속 영업적자가 확실한 상황에서 변화는 불가피했다는 게 중론이다. 신동빈 회장이 김교현 부회장을 대신할 교체 카드를 꺼낸 결정적인 이유다.

이 신임 대표는 화학산업 이해도와 신산업 발굴 경험으로 롯데케미칼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야 한다. 롯데그룹 화학군의 미래인 배터리소재·수소에너지·리사이클 강화란 막중한 역할도 맡게 됐다.

지난 2019년 취임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지휘봉을 잡고 영입한 외부 인사다. 그는 LG그룹의 경영진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고 스페셜티(고부가가치)와 전지소재 투자 활동 연속성을 보장받았다.

최우선 과제는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개선이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 역시 롯데케미칼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해 3분기에 흑자를 내고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적자 행진을 끊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신 부회장은 고부가가치 소재인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를 증설하는 수익성 강화 전략을 꾸준히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소재 부문도 수익성 중심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에 집중된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의 고객사 다변화를 약속했다. 지난 9월엔 편광판과 편광판 생산에 필요한 소재사업을 매각했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수익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기업의 실적 부진엔 중국의 증설과 고유가 등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며 "중국과 경쟁하는 범용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스페셜티를 강화해야 하는 방향성은 두 기업 모두 동일하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