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꺼진 항공기 엔진…"코로나19 뒤끝, 안막나 못막나"

제주항공서 연이은 운항 중 엔진 셧다운…국토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늘길 열리자 기체결함에 회항 늘어…"항공사 안전 경각심 커져야"

김포공항 계류장. (기사내용과는 무관한 자료사진). 2022.6.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신현우 기자 = 코로나19 이후 회복된 여행수요에 따라 국제선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기체결함에 따른 회항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엔진결함이 연이어 발생하며 승객과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져 항공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사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은 지난 10월 방콕발 부산행 7C2252편의 1번 엔진이 배기가스온도(EGT)가 27초 동안 950도를 초과해 엔진을 끄고 방콕공항으로 회항했다. 11월에는 김포발 제주행 7C123편이 이륙 후 50분쯤 1번 엔진 정지로 인해 김포공항으로 회항했다.

이 같은 내용은 제주항공의 한 직원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사내 공지를 그대로 올리며 공개됐다. 해당 직원은 "안전불감증을 감시하고 멈춰달라"며 "제주항공 직원들의 항공안전을 지켜달라"고 주장했다.

같은 기종을 쓰는 한 항공사에서 연달아 엔진 결함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왔다. 이는 지난해 프랫앤휘트니(P&W)사의 엔진을 쓰는 대한항공(003490)의 중대형기 A330 전수조사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A330 기종은 이스탄불에서 인천을 향하던 중 엔진 문제로 아제르바이잔에 긴급 착륙했고 인천에서 시드니로 향하다 엔진 과열로 회항했다. 항공당국인 국토교통부는 A330 총 39대의 엔진을 전수점검했으며 21대에서 내부 부품에 미세 균열을 발견했다. 이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직접 비상대책 회의를 주재해 노후 기종에 대한 퇴역을 결정했다.

국토부는 B737 단일 기단을 운용하고 있는 제주항공에서 연이어 엔진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있다"면서도 앞선 대한항공의 사례와는 다르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선 사례는 엔진 제조사에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에 전수조사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이번 건은 운항 중 엔진 이상 신호가 떠서 회항했고 (문제가 된) 부품을 교환해 운항하고 있어 단건의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엔진결함으로 운항 중인 항공기가 회항하는 것은 제주항공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싱가포르발 인천행 OZ754편은 우측 엔진의 이상으로 회항해 17시간동안 지연됐다. 국토부는 항공안전법 제59조에 따라 항공사에게 항공안전 의무보고를 규정하고 있는 만큼 실제로 항공사별 접수된 엔진결함 사례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일반적으로 항공기는 운항 중에도 기체결함이 확인되면 안전을 위해 즉시 회항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특수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대한항공 KE671편은 조종석 창문에 실금이 발견돼 비행 40여분만에 회항했고 이외에도 티웨이항공(091810), 에어부산(298690) 등이 운항 중 기체결함이 발견돼 회항했다.

그러나 승객의 입장에서 회항은 그만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업계에서는 잦아진 기체결함을 코로나19 기간에 정상적으로 운용되지 못한 항공기와 관련 인력이 올해 급격하게 회복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고 해석한다. 항공사들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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