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서든데스' 언급하더니…'60대' SK 부회장단 교체설

7일쯤 경영진 인사…부회장 4명에 퇴진 요청한 듯 "세대교체로 위기 타개"
최창원 부회장, 그룹 2인자 수펙스 의장 가능성…"사촌경영 밑그림"

최태원 SK그룹 회장.(SK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부회장단에 퇴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세대교체를 통해 주력 사업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경영진들 앞에서 '서든데스'(Sudden Death, 돌연사)의 위험성을 강조한 만큼 경영진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7일쯤 연말 경영진 인사를 실시한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그룹 회장단인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63), 김준 SK이노베이션(096770) 부회장(62), 장동현 SK㈜ 부회장(60), 박정호 SK하이닉스(000660) 부회장(60)에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그룹은 오너가를 제외하고 총 6명의 부회장단을 두고 있다. 이들 부회장단은 2016년 말 당시 '50대 경영진' 타이틀을 탈고 등장해 SK그룹의 재계 2위 도약에 큰 역할을 맡았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선 변화보단 안정을 택했다. 6명 모두 부회장직을 지키고 경영의 안정성을 이어갔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지정학적 갈등으로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경영진의 세대교체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인사 카드를 꺼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창원(59) SK디스커버리(006120) 대표이사 부회장이 그룹 2인자 자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 부회장은 최종건 SK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최 부회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오른다면 '사촌 경영' 체제의 밑그림이 그려지게 된다. 최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 지분 40.18%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SK디스커버리는 케미칼·가스·바이오사이언스를 거느린 중간 지주사다.

다만 여전히 일부 부회장의 유임설은 흘러나온다. 급작스러운 변화보단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혁신과 안정을 동시에 꾀할 수 있어서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2023 CEO 세미나'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이 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2022'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9.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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