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시리즈 첫 전기차 'i5'…인증 거리보다 100㎞ 더 달려[시승기]

환경부 인증 전비, 4.1㎞/㎾h…시승 전비 6.1㎞
BMW코리아 "내년까지 전국 2100기 충전기 구축"

BMW 5시리즈의 순수 전기차 모델 '뉴 i5' ⓒ 뉴스1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BMW 5시리즈는 오늘날 BMW코리아를 있게 해 준 모델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9만1680대 팔렸는데 이 가운데 2만1253대가 한국서 판매됐다. 한국은 본토인 독일은 물론 미국, 중국을 제치고 최다 판매 지역이 됐다. BMW그룹이 한국에서 8세대 5시리즈를 처음 출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8세대 5시리즈는 바뀐 외관만큼이나 파워트레인도 관심이다. 5시리즈 첫 순수 전기차인 뉴 i5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BMW는 경쟁사인 메르세데스-벤츠와 달리 별도의 전기차 전용 라인을 두는 게 아닌 기존 모델에 전기차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10월 출시 당시 뉴 i5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SDI의 P5 배터리(각형)를 탑재한 i5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84㎞다. 국내 인증 기준으로 21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다소 보수적인 결과라고 BMW 측은 설명했다. 통상 타이어 인치가 클수록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진다. BMW는 국내 판매 모델에는 19인치와 20인치 타이어를 장착한다.

주행 중인 BMW i5.(BMW코리아 제공)ⓒ 뉴스1

시승차는 20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i5 이드라이브(eDrive)40 모델이다. 서울 강남에서 경기 가평 일대 왕복 약 130㎞ 구간을 동승자와 함께 나눠 주행했다. 시승은 도심과 고속도로, 산속 구불구불한 구간이 골고루 포함됐다.

이날 시승은 잘 달리는 주행 성능보다 '전비'에 초점을 맞췄다. 1회 충전 주행거리 400㎞ 이상이 미덕인 전기차 시대에 384㎞는 아무리 생각해도 부족해 보여서다. 출발하기 전 계기판을 확인했다. 배터리는 88% 충전된 상태였고, 주행 가능 거리는 534㎞로 나타났다. 완충이 안 된 상태였지만, 환경부 인증 기준보다 150㎞ 이상 더 주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승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을 때 계기판에 찍힌 전비는 ㎾h당 6.1㎞를 기록했다. 인증 전비인 4.1㎞보다 2㎞ 더 높았다. 이날 전비를 단순 계산하면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95㎞다. 주행거리 우려를 지우는 수치다. 시승 당일 날씨가 2~3도 정도로 낮았고 비까지 내린 것을 고려하면 전비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전날 시승한 다른 차량은 전비가 ㎾h당 7.5㎞까지도 나왔다.

BMW 5시리즈의 전기차 'i5' 실내.(BMW코리아 제공)ⓒ 뉴스1

i5는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도 없었다. 엔진 소리가 없는 내연기관차를 모는 듯한 느낌이었다. 회생제동은 어댑티브를 비롯해 높음, 중간, 낮음 등 총 네 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어댑티브는 내비게이션과 각종 센서를 통해 차가 스스로 회생제동을 조절하는 모드다. 잘 달리는 경쾌한 주행은 기본이며, 곡선 구간에서도 균형감을 잃지 않았다.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을 추구하는 BMW의 가치를 잘 보여줬다.

실내 디자인은 더 직관적으로 진화했다. 운전대 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는 일체형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장착했다. 최신 운영체제인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8.5를 적용해 운전자가 더 편리하게 디스플레이를 꾸밀 수 있도록 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사운드 시스템이다.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해 소리가 풍부하지 않게 들렸다. 바워스&윌킨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갖춘 i5는 18개 스피커를 탑재했다.

한편 BMW코리아는 국내 전기차 시장 인프라 확충에도 힘쓸 계획이다. 현재 BMW코리아가 국내에 설치한 전기차 충전기는 전국 920기다. 연말까지 1100기를 구축하고, 내년 1000기를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목표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신규 추가될 1000기의 충전기는 브랜드 상관없이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다"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 리더십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BMW 5시리즈 출시 현장.(BMW코리아 제공)ⓒ 뉴스1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