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한화 '무인군용차' 큰 싸움 온다…"가위바위보 안돼" 룰 세팅
방위사업청, 최저가 낙찰 대신 종합평가 추진…연구용역 착수
양사 다목적무인차량 모두 성능 입증·수출 추진…시범사업은 현대로템 선정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각각 다목적무인차량을 독자개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현대로템(064350)이 내년 방위사업청의 다목적무인차량 구매 사업에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방위사업청이 본사업을 앞두고 종합평가 기준 마련에 착수했다. 업체들이 개발한 장비의 가격과 성능이 상이하고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적합한 평가기준 수립이 중요해졌다.
15일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지난 13일 '지상무인차량사업 종합평가 추진 시 평가방안 연구' 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국내 무기체계 구매 사업은 '요구조건충족최저비용방법' 또는 '종합평가방법'으로 진행된다. 전자는 구매 대상 장비가 일정 수준의 요구조건을 충족하면 최저가 장비를 낙찰하는 방식으로, 가격이 다소 높지만 성능은 우수한 장비가 선택받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종합평가방법은 비용뿐 아니라 성능 등 평가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가 업체에 대해 협상력을 가지기 유리하다.
방사청이 다목적무인차량 도입 사업에 종합평가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각각 다목적무인차량을 개발한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쟁이 있다. 다목적무인차량은 열악한 전장환경에 투입해 수색, 감시정찰, 물자·환자 후송, 폭발물 처리 등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무기체계로, 공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확장성과 경제성을 지녀 미래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일찍부터 다목적무인차량 개발에 착수해 완료했고, 내년도 44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군의 다목적무인차량 구매사업에 참가할 계획이다. 업체들로서는 군의 운용실적을 확보하면 향후 해외 수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양사의 치열한 경쟁은 지난 2020년 방사청의 다목적무인차량 신속획득 시범사업에서 벌어진 '가위바위보 낙찰'이라는 일화를 남겼다. 당시 두 업체는 최저 기술 요건을 모두 충족한 데다 가격도 '0원'으로 써내 평가에서 동점을 기록했다. 결국 가위바위보를 통한 추첨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 현대로템이 최종 승자가 됐다. 이번에도 최저가 낙찰로 진행하면 양사의 출혈 경쟁 가능성이 있어 종합평가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방사청은 종합평가 추진 배경에 대해 "무인차량의 경우 향후 계열화 등 소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업체에서 개발한 장비들의 가격과 성능이 달라 신속한 획득을 위해 평가항목 및 배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4년부터 추진될 다목적무인차량 사업은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 간 경쟁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객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사업 참여 예상 장비들은 군에서 요구한 성능을 만족할 것으로 보이나 장비 간 가격과 성능의 차이가 있어 적합한 평가항목 및 배점이 요구된다"고 했다.
양사가 개발한 다목적무인차량은 모두 6륜 전기구동 체계로, 원격주행과 자율주행 등 기능을 갖췄다. 현대로템의 무인차량은 중량은 2톤, 최고속도는 시속 30㎞, 운용시간은 12시간이다.
현대로템은 군의 신속획득 시범사업에 선정되어 지난 2021년 7월 2대를 군에 전달했고 6개월간 GOP, DMZ 등 야전에서 시범운용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납품을 완료했다.
주야간 4㎞까지 탐지할 수 있는 카메라가 장착돼 사용자가 원거리에서 별도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감시영상을 확인할 수 있고, 각각의 바퀴가 독립적인 구동력을 발휘할 수 있어 1~2개의 바퀴가 파손돼도 나머지 바퀴의 힘으로 지속 기동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 스맷'은 중량 2톤에 적재용량 550㎏, 최고속도는 시속 43㎞, 항속거리는 100㎞ 이상이다. 국산화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와 통신장비를 장착해 호환성이 뛰어나고 후속 군수지원에서 장점이 있다.
아리온 스맷은 지난해 10월 미 국방부 해외비교성능시험(FCT) 과제로 채택됐고,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을 대상으로 장비를 시연했다. FCT는 미 국방부가 전 세계 동맹국 방산 기업이 가진 우수 기술을 평가하고 미군이 추진하는 개발·획득 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다음 달에는 미국 하와이의 해병대 훈련장에서 치르는 성능시험에서 정해진 장소에서 일정 거리 떨어진 곳까지 연료, 전투식량 및 식수, 환자, 수리부속품 등을 수송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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